케이뱅크와 에식스솔루션즈 등 주요 기업들이 연이어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하면서, 오랜만에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이들 기업은 증시 상승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상장을 통한 자금 확보와 시장 신뢰도 제고를 노리고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와 LS그룹 계열사인 에식스솔루션즈는 각각 11월 10일과 7일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신청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최근 증시가 코스피 지수 4,000포인트(일명 ‘사천피’) 돌파 기대감 속에 강세 흐름을 보이자, 기업들은 이번 시점을 IPO의 적기로 판단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앞서 두 차례 상장 계획을 세웠지만, 투자심리 침체와 수요예측 부진 등의 이유로 무산된 바 있다.
이번이 세 번째 시도인 케이뱅크는 그동안의 상장 실패 경험을 토대로 공모가를 낮추는 등 공모 구조를 일부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의 주요 투자자인 MBK파트너스, 베인캐피탈, MG새마을금고 등도 이번에는 투자 수익률을 다소 양보하더라도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데 방점을 찍고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투자금 회수를 안정적으로 진행하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한편 에식스솔루션즈는 모회사인 LS그룹의 복잡한 지배 구조와 중복상장 논란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해당 회사는 LS지주의 증손자회사에 해당하며, 지난 2008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돼 있던 현지 기업을 인수해 성장해왔다. 주요 사업은 권선이라 불리는 전력 인프라용 전선 제조이며, 최근에는 전기차 등 신산업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다만 에식스솔루션즈가 상장될 경우 모회사인 LS의 기업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이에 대한 시장과의 소통이 중요해졌다.
이같은 대형 기업의 상장 움직임은 중소형 기업들의 상장 활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는 11월 셋째 주에는 광학 부품 업체 그린광학(17일), 아동 콘텐츠 기업 더핑크퐁컴퍼니(18일), 반도체 장비 부품사 씨엠티엑스(20일), 과학장비 제조사 비츠로넥스텍(21일) 등 네 개 기업이 코스닥에 신규 상장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아로마티카, 에임드바이오 등은 일반 청약을 앞두고 있으며, 리브스메드, 삼진식품, 이지스 등도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에 돌입한다.
올해 하반기 들어 코스피 강세가 이어지면서, IPO 시장도 서서히 온기를 되찾고 있다. 탄탄한 수익 모델을 갖춘 대형 후보군의 등장과 함께 중소기업들의 진입이 이어지며 자본시장 전체의 역동성이 살아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지며, 향후 산업 전반의 구조 재편과 신성장 동력 확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