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글로벌 증시에서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 업종이 가장 주목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특히 한국과 미국 양국 시장 모두에서 이들 분야가 주도 업종이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테크 업종 중심의 투자 전략이 다시 부상하는 모양새다.
신한투자증권은 2025년 12월 16일, 소속 프라이빗뱅커(PB)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80.5%는 내년 한국과 미국 증시 모두에서 반도체와 AI 분야가 가장 유망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국내 시장 기준으로는 반도체와 AI가 62.5%로 가장 높았고, 바이오(24.0%)와 자동차(3.5%)가 그 뒤를 이었다.
시장 전망과 관련해 응답자들은 연간 기준 한국 증시의 수익률이 미국보다 높을 것이라는 의견(35.5%)이 가장 많았다. 반면, 미국이 더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31.0%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고, 양국이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이란 의견도 28.5%에 달했다. PB들은 한국 수출 중심 대형주의 실적 회복세가 미국 기술주의 성장세 못지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리와 환율 전망 면에서도 전문가들의 기대가 엇갈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만 금리를 인하하고 한국은행은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응답이 52.0%로 가장 많았으며, 양국이 동시에 금리를 내리는 시나리오는 41.0%로 집계됐다. 환율에 대해서는 ‘달러 강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응답이 41.0%로 가장 많아, 국내 외환시장에도 일정한 긴장이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내 시장 내 섹터 전망에서는 전체적인 실적 호전보다는 수출 중심 업종의 선전이 예상됐다. 응답자의 58.0%가 반도체, 자동차 등 수출주만이 양호한 실적을 낼 것으로 답했고, 시장 전반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는 33.5%에 머물렀다. 이는 내년에도 글로벌 수요 회복이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대외 민감 업종이 실적 랠리를 주도할 것이라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이런 전망을 바탕으로 개인 투자자의 자산 배분 전략도 뚜렷한 경향을 보인다. 2026년 투자 계획으로는 한국과 미국에 각각 절반씩 투자하겠다는 응답이 43.0%로 가장 많았고, 한국 70% 이상(33.0%), 미국 70% 이상(20.0%)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분산투자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한국 시장에 대한 낙관이 다소 우세한 흐름을 반영한다.
이 같은 흐름은 내년에도 테크 업종 중심의 증시가 주도권을 쥐는 분위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 확대와 반도체 수요 회복이 가시화되면, 국내외 투자자들의 자금이 관련 종목으로 몰릴 수 있어 시장 흐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