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을 정리하고 국내 증시로 돌아올 것처럼 보였던 개인투자자들의 흐름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4월 한 달 기준으로는 미국 주식을 순매도했지만, 월말로 갈수록 뉴욕 증시가 반등하자 다시 대규모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국내 복귀 움직임이 예상보다 약해지는 모습이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른바 서학 개미들은 2026년 4월 한 달 동안 미국 증시에서 4억6천900만달러, 우리 돈 약 6천97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월간 기준 순매도는 2025년 6월 이후 10개월 만이고, 순매도 규모도 2025년 5월 이후 가장 컸다. 특히 4월 1일부터 22일까지는 순매도 규모가 15억7천200만달러, 약 2조3천억원에 이를 정도로 매도세가 강했다. 당시만 해도 미국 증시의 상승 탄력이 둔화한 틈을 타 국내 증시로 자금이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었다.
하지만 흐름은 빠르게 바뀌었다. 서학 개미들은 4월 23일부터 순매수로 전환했고, 월말까지 6거래일 동안 11억300만달러, 약 1조6천280억원어치를 다시 사들였다. 앞서 22일까지 쌓였던 순매도 물량의 상당 부분을 짧은 기간에 되사들인 셈이다. 이는 뉴욕 증시가 부진에서 벗어나 다시 사상 최고치 경신 흐름을 보이자, 미국 증시는 결국 우상향한다는 기존 투자 심리가 다시 살아난 영향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서학 개미의 미국 주식 보유 금액도 1천740억달러, 약 256조원까지 줄었다가 다시 1천762억달러, 약 260조원으로 늘었다.
매수 종목의 변화도 투자심리의 방향 전환을 보여준다. 4월 전체로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를 3배 역방향으로 추종하는 에스오엑스에스(SOXS) 상장지수펀드를 3억9천864만달러어치 순매수해 반도체주 하락에 대비하는 성격이 강했다. 테슬라 상승에 2배로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와 삼성전자, 에스케이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는 라운드힐 메모리 상장지수펀드도 각각 2억3천193만달러, 2억1천867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 그러나 최근 일주일만 떼어 보면 분위기는 달라졌다. 미국 반도체주 상승에 3배로 베팅하는 에스오엑스엘(SOXL)을 3억2천48만달러어치로 가장 많이 순매수했고, 인텔이 1억564만달러로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에스오엑스에스 순매수는 9천478만달러에 그쳐, 투자자들이 방어보다 반등 기대 쪽으로 무게를 옮기고 있음을 드러냈다.
국내 복귀 자금을 보여주는 지표도 함께 늘었지만, 전체 흐름을 바꿀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월 29일 기준 복귀계좌(RIA) 수는 18만5천936좌, 누적 잔고는 1조2천853억원으로 집계됐다. 누적 잔고가 1조원을 넘어선 4월 21일의 1조165억원보다 2천688억원 늘었다. 다만 이 금액은 서학 개미의 미국 주식 전체 보관액과 비교하면 0.46% 수준에 불과하다. 결국 일부 자금이 국내로 들어오고는 있지만, 미국 증시가 다시 강세를 보일 경우 해외 투자 선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뉴욕 증시의 고점 경신 여부와 국내 증시의 상대 수익률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형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