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코스닥 상장사 주가를 조직적으로 끌어올려 수익을 챙긴 시세조종 일당 10명을 적발하고 이 가운데 총책급 3명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주가조작 경험이 있는 이른바 선수뿐 아니라 증권사 간부, 인플루언서의 남편, 전직 운동선수까지 가담한 것으로 드러나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의 조직화된 실태가 다시 확인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8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총 10명을 인지해 3명을 구속 기소하고, 공범 6명은 불구속 또는 약식으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4년 1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차명 증권계좌를 이용해 코스닥 상장사 주식을 289억원어치 이상 사고팔며 인위적으로 거래량과 가격을 부풀린 뒤 최소 14억원의 부당이득을 거둔 혐의를 받는다. 차명계좌는 실제 거래 주체를 숨길 수 있어 시세조종 사건에서 자주 동원되는 수단으로 꼽힌다.
수사 결과를 보면 이들은 역할을 세분화해 움직였다. 특정 종목의 주가를 띄우기 위해 자금을 대는 사람, 타인 명의 계좌를 확보하는 사람, 추적을 피하기 위한 대포폰을 마련하는 사람이 따로 있었고, 시장에는 이른바 펄붙이기 식의 허위 호재성 정보를 퍼뜨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실체가 불분명하거나 과장된 재료를 붙여 투자자 기대를 키우는 수법을 뜻한다. 실제 기업 가치와 무관한 기대감이 형성되면 일반 투자자들이 뒤늦게 매수에 뛰어들 수 있고, 그 틈을 이용해 시세조종 세력이 차익을 실현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번 사건은 수사 착수 경로에서도 이목을 끈다. 검찰은 시세조종 사건과 관련해 처음으로 대검찰청에 접수된 자진 신고자 형벌 감면, 이른바 리니언시 신청을 토대로 수사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리니언시는 원래 담합이나 조직적 불공정거래를 적발할 때 내부 제보를 유도하기 위한 장치로, 공범 가운데 먼저 협조한 사람에게 형사 처벌을 일부 감경해주는 제도다. 폐쇄적으로 움직이는 주가조작 범죄는 외부에서 전모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사당국은 내부자의 진술과 자료 확보가 사건 규명에 결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번 사건에서 부당이득뿐 아니라 시세조종에 투입된 원금까지 끝까지 몰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히 벌어들인 수익만 환수하는 수준을 넘어, 불공정거래에 쓰인 자금 자체를 범죄 수단으로 보고 차단하겠다는 의미다. 최근 국내 증시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구조여서 시세조종 사건이 반복되면 시장 신뢰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내부 신고를 활용한 적발이 늘고, 불공정거래 자금에 대한 추징과 몰수도 한층 강화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