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순매도는 2026년 4월에도 이어졌지만 매도 규모는 전월보다 크게 줄었고, 채권시장에서는 다시 순투자로 돌아서면서 자금 흐름이 자산별로 엇갈렸다.
금융감독원이 29일 발표한 ‘2026년 4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을 보면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상장주식 4조46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4개월 연속 순매도다. 다만 중동 전쟁 발발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급격히 커졌던 전월에는 43조원 넘는 순매도가 나오며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던 만큼, 4월에는 매도 강도가 눈에 띄게 약해진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6천380억원, 코스닥시장에서 4천80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순매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액이 늘었다는 점이다. 4월 말 기준 외국인의 상장주식 보유 규모는 2천121조4천억원으로 전체 시가총액의 32.5%를 차지했다. 전월보다 545조2천억원 증가한 수치다. 이는 외국인이 주식을 순매도했더라도 주가 상승이나 보유 종목의 평가금액 확대가 함께 반영되면 전체 보유액은 커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자금 유출입과 평가액 증가는 서로 다른 개념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매매 동향만으로 외국인 투자 심리를 모두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역과 국가별 흐름을 보면 자금 이동의 온도 차도 확인된다. 지역별로는 중동에서만 2천억원 순매수가 이뤄졌고, 아시아는 1조8천억원, 미주는 1조6천억원, 유럽은 2천억원 순매도했다. 국가별로는 노르웨이 1조7천억원, 룩셈부르크 1조6천억원 순매수가 두드러졌지만, 싱가포르는 3조4천억원, 영국은 2조5천억원 순매도했다. 같은 외국인 자금이라도 지역과 투자 주체에 따라 위험 선호도와 운용 전략이 다르기 때문에, 전체 순매도 속에서도 일부 국가는 한국 시장 비중을 오히려 늘린 셈이다.
반면 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한 달 만에 다시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외국인은 지난달 상장채권 8조890억원을 순매수했고, 이 가운데 7조6천470억원은 만기상환으로 빠져나갔지만 전체적으로는 4천420억원 순투자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채권은 주식보다 가격 변동성이 작고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대외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으로 여겨진다. 지역별로는 유럽이 2조원, 미주가 7천억원 순투자했고, 중동은 8천억원, 아시아는 1천억원 순회수했다. 종류별로는 국채에 4조7천억원이 순투자된 반면 통화안정증권은 1조4천억원 순회수됐다. 이에 따라 4월 말 기준 외국인의 상장채권 보유액은 325조2천억원으로 늘었고, 전체 상장잔액의 11.6%를 차지했다.
결국 4월 외국인 자금은 주식에서는 경계심을 유지하면서도 채권에서는 다시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이는 전쟁과 금리, 환율 같은 대외 변수에 따라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사이에서 자금이 재배치되고 있음을 뜻한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이 얼마나 진정되느냐, 주요국 통화정책과 달러 흐름이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주식시장에서는 순매도 축소 또는 반전 여부가, 채권시장에서는 순투자 지속 여부가 갈릴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