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중동발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자 15일 코스피가 급등했고, 이에 따라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시가총액은 장중 다시 7천조원을 넘어섰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22.36포인트(5.20%) 오른 8,545.98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개장부터 402.50포인트(4.95%) 상승한 8,526.12로 출발한 뒤 한때 8,603.48까지 치솟았다. 투자자들은 그동안 주가를 짓눌렀던 중동 전쟁 우려가 완화되자 위험자산 선호를 빠르게 되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전쟁 불안이 잦아들면 국제 유가와 물가, 기업 실적에 대한 부담이 덜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주식시장에 반영된 셈이다.
코스콤 집계에 따르면 장 마감 기준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가총액은 6천992조8천680억원이었다. 장중에는 7천조원을 넘겼지만, 마감 무렵에는 차익실현 매물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둔 경계 심리가 겹치면서 다시 7천조원 아래로 내려왔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미국의 기준금리 방향을 결정하는 회의로, 글로벌 자금 흐름과 증시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주는 변수다.
최근 시가총액 흐름은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외부 변수에 반응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지난 1일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7천204조5천90억원으로 사상 처음 7천조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이후 중동 전쟁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6천조원대로 밀렸고, 지난 8일에는 6천132조4천120억원까지 줄었다. 그러다 이날 종전 합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4일 이후 7거래일 만에 장중 7천조원대를 회복했다.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도 지수 반등을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4.50% 올라 시가총액 1천970조1천960억원으로 마감했고, 코스피 전체의 28.17%를 차지했다. 장중에는 주가가 34만4천500원까지 오르며 시가총액 2천조원을 다시 넘겼지만, 장 후반 상승 폭이 줄면서 최종 시총도 그 아래로 내려왔다. SK하이닉스는 6.42% 상승해 시가총액 1천630조6천630억원, 코스피 내 비중 23.31%를 기록했다. 두 반도체 대형주의 비중이 큰 만큼 이들 주가 흐름이 코스피 전체 방향을 좌우하는 구조가 다시 확인됐다.
같은 날 코스닥지수는 4.98포인트(0.48%) 오른 1,034.03으로 마감했고, 원/달러 환율은 8.7원 내린 1,511.1원을 나타냈다. 주가 상승과 환율 하락이 동시에 나타난 것은 대외 불안 완화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의 위험회피 심리가 다소 누그러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반등이 추세로 굳어질지는 미국 통화정책 결정과 중동 정세 안정이 실제로 이어지는지에 달려 있어, 당분간 시장은 기대와 경계가 엇갈리는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