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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불안에도 코스피 6,800선 회복, 반도체 저가 매수세 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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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충돌 속에서도 코스피가 6,800선을 회복하며 반도체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중동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반도체 업황에 회복 기대가 높다.

 중동 불안에도 코스피 6,800선 회복, 반도체 저가 매수세 유입 / 연합뉴스

중동 불안에도 코스피 6,800선 회복, 반도체 저가 매수세 유입 /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다시 격화하는 가운데도 21일 코스피는 장중 4% 넘게 오르며 6,800선을 회복했다. 중동 불안이 시장 전반의 심리를 흔들고는 있지만, 이날 국내 증시는 외부 악재에 일방적으로 밀리기보다 반도체와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미국 증시와 다른 흐름을 보였다.

코스피는 이날 오후 1시 41분 현재 전장보다 4.50% 상승한 수준에서 거래됐다. 지수는 장 초반 0.58% 오른 채 출발했지만 한때 6,429.03까지 밀리며 1.34% 하락하기도 했다. 이후 낙폭을 빠르게 만회하고 상승폭을 키운 것이다. 이는 간밤 뉴욕 증시가 중동 긴장 고조의 영향을 받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0.59%,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지수 0.19%, 나스닥종합지수 0.05% 각각 내린 것과 대비된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을 향한 강경한 보복 의지를 밝히고,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자 국제유가도 다시 올랐다.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89.22달러로 전장보다 1.27%, 8월 인도분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 선물은 배럴당 83.23달러로 0.90% 상승해 거래를 마쳤다. 원유 가격 상승은 에너지 비용을 높여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에 부담이다. 다만 미국 증시에서는 최근 조정을 받았던 반도체주에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며 엔비디아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오르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4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국내 증시 역시 이런 흐름의 영향을 받아 지정학적 악재만으로 방향이 결정되기보다는, 그동안 약해졌던 투자심리와 반도체 업황 기대가 함께 작용하는 모습으로 해석된다.

이번 충돌은 지난 2월 말 전쟁 발발 직후와는 시장 반응이 다소 다르다. 당시에는 국내 증시가 3~4월에 급락했지만, 이후 약 2주간의 휴전과 삼성전자, 에스케이하이닉스의 1분기 호실적이 겹치면서 코스피는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 이어 양국 간 종전 양해각서 체결과 유가 안정이 맞물리면서 지난달에는 코스피가 사상 처음 9,000포인트를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종전 양해각서가 사실상 효력을 잃고,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상선 공격과 보복 공습이 이어지면서 불안이 다시 커졌다. 현지시간 17∼18일에는 이란의 공격 등으로 미군 3명이 숨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이번 재격화가 전쟁 초기만큼 시장을 직접 뒤흔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최근 주가 조정으로 시장 체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지정학적 갈등이 부담이 되는 것은 맞지만, 전쟁 리스크가 더 크게 확산할 여지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번 주 중반 이후 알파벳과 인텔 등 미국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시간이 갈수록 시장의 관심이 다시 실적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관건은 결국 유가와 물가, 그리고 금리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연구원은 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지표로 미국 물가를 꼽았다. 유가 상승이 이어지면 물가가 다시 오르고, 이는 금리 인상 우려를 키워 주식의 평가가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달 발표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와 생산자물가지수는 에너지 가격 하락 덕분에 예상보다 안정적이었지만, 중동 리스크가 본격 반영된 수치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란 사태가 장기화하면 7월 이후에는 물가가 다시 끈질기게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아이비케이투자증권도 유가 급등이 외국인 자금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반면 다올투자증권은 최근 국내 증시 변동성을 지정학적 위험과 금리 부담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정상화 기대가 형성되면 유가 상단은 과거처럼 높아지기 어렵고, 미국과 한국의 최근 물가 흐름을 고려하면 극단적인 긴축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 같은 흐름은 결국 국내 증시의 핵심 변수가 여전히 반도체 업황에 대한 신뢰 회복 여부에 있다는 점을 보여주며, 앞으로도 중동 변수는 단기 충격 요인으로, 실적과 업황은 중장기 방향을 가르는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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