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투자증권이 28일 두산에너빌리티의 목표주가를 기존 16만원에서 14만원으로 낮췄다. 다만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주가 산정의 기준이 되는 시장 평가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아진 점을 반영한 조정이지만, 원전과 가스터빈을 둘러싼 중장기 성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12.5% 내린 배경으로 시장 밸류에이션 하락을 들었다.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낮췄다는 것은 기업의 사업 전망이 곧바로 나빠졌다는 뜻이라기보다, 같은 실적이라도 시장이 예전보다 보수적인 가격을 매기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27일 종가 기준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7만900원 수준이다.
실적만 놓고 보면 두산에너빌리티의 2분기 성적은 시장 예상보다 좋았다. 연결 기준 매출은 4조7천248억원, 영업이익은 3천1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4%, 15.9% 늘었다. 이는 시장평균전망치인 매출 4조6천647억원, 영업이익 2천629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에너빌리티 본업의 실적은 전년과 비슷했지만, 자회사 두산밥캣이 미국 상호관세와 관련해 8천100만달러를 환급받은 효과가 연결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수주 흐름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분기에 신규수주 4조3천368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1년 전보다 113% 늘어난 규모다. 그 결과 앞으로 매출로 이어질 일감인 수주잔고도 26조3천509억원으로 불어났다. 회사는 연간 수주 목표를 13조3천억원으로 유지하고 있지만, 체코 원전 시공, 소형모듈원전(SMR·기존 대형 원전보다 작은 차세대 원전) 주기기, 미국 AP1000 원전 장납기 기자재(제작과 납품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핵심 설비) 등의 진행 상황을 고려하면 목표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는 두산에너빌리티의 향후 성장 동력으로 미국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전 사업 확대를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기업들의 대미 투자 확대, 이른바 3대 메가 프로젝트 추진,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신규 원전과 소형모듈원전 도입이 검토되는 점도 시장 확대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웨스팅하우스가 올해 안에 미국 내 1~2기 AP1000 원전 사업 추진을 위한 특수목적법인 설립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같은 주요 기자재 가격 협상이 두산에너빌리티와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이 같은 흐름은 단기적인 주가 조정보다 원전 기자재와 발전설비 시장의 장기 수요가 더 중요해지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