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8일 장중 10% 넘게 급락하고 코스닥과 함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면서,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불안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이날 증시는 미국 반도체주 급락의 충격이 국내 시장으로 번지면서 장 초반부터 크게 흔들렸다. 코스피는 한때 10.97%까지 밀렸고, 이달 낙폭만 28% 안팎에 이르렀다. 장중에는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시에 급락해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모든 종목의 매매를 20분 동안 멈추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하루에 양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함께 내려진 것은 3월 4일과 지난달 8일에 이어 올해 들어 세 번째다. 앞서 장 초반에는 코스피 200 선물 급락에 따라 프로그램 매매를 일시 중단하는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사이드카는 과도한 주문 쏠림을 진정시키는 장치이고, 서킷브레이커는 시장 전체 거래를 잠시 멈춰 투자 판단 시간을 주는 제도다.
개인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충격은 지수 하락 폭 이상으로 크다. 반도체주에 5천만원가량을 투자한 37세 직장인 이모씨는 손실률이 20%를 넘었다며, 청년도약계좌를 지난 5월 중순에 해지해 주식 투자에 보탠 것이 결과적으로 큰 부담이 됐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20대 직장인 김모씨는 반도체주 비중이 높은데, 추가 하락에 대비한 여유 자금이 없어 저가 매수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가가 오를 때 투자 기회를 놓칠까 두려워 따라붙는 포모(FOMO·소외 공포감)가 강했던 만큼, 하락장에서는 손실 회복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공포가 뒤섞이는 모습이다.
시장 변동성이 반복되자 투자 심리도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지수가 일정 고점을 찍은 뒤 급락하는 흐름이 되풀이된다며 제도적 안전판 보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계좌를 당분간 덮어둬야겠다”, “손절매할 시점도 이미 지났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손절매는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자산을 파는 것을 뜻한다. 다만 실제 행동은 제각각이다. 손실 폭이 너무 커 당장 팔지 못하겠다는 투자자도 많고, 국내 증시의 급락이 반복된다는 인식 때문에 미국 시장 등 해외 투자로 눈을 돌리겠다는 반응도 나온다.
반면 급락을 단기 매수 기회로 보는 시선도 일부 있다. 최근에는 오히려 사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뜻의 조모(JOMO·안 사서 다행)라는 말까지 등장했는데, 이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낙폭이 큰 종목을 중심으로 기술적 반등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실제로 일부 개인 투자자는 SK하이닉스가 고점 대비 50% 안팎 빠진 만큼 가격 부담이 낮아졌다고 보고 단기 매수를 고민하고 있다. 다만 시장 전체가 대외 변수에 크게 흔들리는 국면에서는 개별 종목 저가 매수만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도 분명하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 기술주 움직임과 국내 반도체 업종 수급, 그리고 당국의 시장 안정 조치가 어떻게 맞물리느냐에 따라 향후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