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의 7월 원유 생산량이 전월보다 하루 166만배럴 늘어난 2363만배럴로 집계됐다. 쿠웨이트와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가 생산 증가를 이끌었다.
OPEC은 8월 12일 공개한 월간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원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하루 58만배럴로 낮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 논의가 교착되고 홍해 위험이 이어지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장기화했다고 보도했다.
내년 세계 원유 수요 증가 전망치는 하루 216만배럴로 상향됐다. 생산 회복과 수요 전망 변화가 동시에 나타났지만 해상 운송 불안이 실제 공급량을 좌우하는 구조는 이어지고 있다.
걸프 지역의 7월 원유·콘덴세이트 수출은 6월 일평균보다 약 16% 늘어난 하루 1200만배럴로 집계됐다. 로이터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이라크가 수출 증가를 주도했다고 전했다.
수출량은 2월 전쟁 전 정점인 하루 1760만배럴보다 약 32% 적었다. 생산량이 늘더라도 해협 통과와 선박 운항, 보험료, 안보 상황에 따라 실제 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은 달라질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7월 원유·콘덴세이트 수출량 하루 529만배럴 가운데 75%를 홍해 연안 얀부항을 통해 내보냈다. 호르무즈 경로가 불안정해지자 대체 수출축의 활용 비중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오펙플러스(OPEC+)의 공급 정책도 생산 회복에 영향을 미쳤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이라크, 쿠웨이트, 카자흐스탄, 알제리, 오만은 7월 5일 8월부터 하루 18만8000배럴의 생산 조정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번 조정은 2023년 4월 발표한 자발적 감산분을 단계적으로 되돌리는 조치다. 다만 증산 결정이 실제 수출 증가로 이어지는 시점과 규모는 운송 여건에 따라 달라진다.
7월 6일 브렌트유는 배럴당 72.19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68.81달러 부근에서 거래됐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공식판매가격 인하와 오펙플러스의 증산 목표 상향, 호르무즈 해협 수출 회복이 겹치면서 유가는 큰 변동 없이 움직였다.
안정 흐름은 오래가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7월 10일 미국과 이란이 대화를 계속하기로 했지만 휴전은 끝났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고 모든 항로를 개방하라고 요구했다. 이후 충돌이 이어지면서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운항과 원유 공급을 둘러싼 우려가 다시 커졌다.
중동 위험이 재부각되자 국제유가는 다시 상승했다. 마켓워치(MarketWatch)는 8월 12일 브렌트유 10월물이 1.4% 오른 배럴당 88.91달러에 마감해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WTI 9월물은 1.3% 상승한 배럴당 83.20달러로 약 2주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걸프 지역 수출 회복보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외교적 불확실성이 가격에 더 크게 반영된 모습이다.
암호화폐 시장에는 원유 수급보다 물가와 금리 기대를 통한 간접 영향이 더 크다. 배런스(Barron's)는 비트코인(BTC)이 중동 분쟁의 불확실성과 미국 물가 지표 발표를 앞둔 경계감 속에서 약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번 생산 증가만으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ETH)의 가격 방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원유 가격과 미국 물가 지표, 달러와 유동성 흐름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점에서 걸프 수출량과 국제유가의 후속 흐름을 구분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