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반도체주 강세에도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과 국제유가 상승에 밀려 7000선 아래로 마감했다. 지수는 장중 7171.52까지 올랐지만 6954.52로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는 8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40.87포인트(0.58%) 내린 6954.52에 마감했다고 전했다. 코스피는 50.40포인트(0.72%) 오른 7045.79로 출발해 장중 한때 7000선을 웃돌았지만 정규장 막판 하락 전환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482억원, 6427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3조329억원을 순매도했고, 기타법인은 1조7586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과 기관은 4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다.
정규장 전반부 지수 상승을 이끈 삼성전자(005930)는 0.19% 하락 마감했다. SK하이닉스(000660)는 0.56% 올랐지만 장 초반 상승폭을 줄였다.
중동 정세는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남부 에너지 관련 시설 여러 곳을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해 화재가 발생했고 일부 가동이 중단됐다고 발표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후티의 영향력이 미치는 홍해 항로에서도 교전이 격해지며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다. 미국 장 마감 무렵에는 이란 원유 수출 거점인 걸프 해역 하르그섬 인근에서 이란 소형 유조선이 미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고, 이란 이슬람 혁명수비대 해군은 보복을 예고했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에 가까워졌다.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0.95% 오른 배럴당 97.92달러(약 13만1702원),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1.69% 상승한 93.03달러(약 12만5125원)에 마감했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4.805%로 올라 4.8%를 다시 웃돌았다.
뉴욕증시 주요 지수도 하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1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58%, 나스닥 종합지수는 0.32% 내렸다. 이번 주 후반 발표 예정인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한 경계심도 이어졌다.
반도체주는 상대적으로 강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30% 상승했고 인텔(9.05%), AMD(5.90%), 브로드컴(2.98%), 시게이트(6.49%)가 올랐다.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도 4.83% 상승했다.
서상영(Seo Sang-young)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씨티그룹의 TMT 컨퍼런스와 골드만삭스 컨퍼런스 등을 통해 AI 수요가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 재확인되면서 관련 종목군이 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수요 확산에 대한 기대가 반도체주 강세의 배경으로 제시됐다.
대외 위험이 커진 가운데 국내 증시 흐름을 가늠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증시 상장지수펀드(ETF)는 0.55% 상승했다. 다만 미국 증시 전반의 약세와 유가 상승은 코스피의 추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지영(Han Ji-young) 키움증권 연구원은 9일 연합뉴스 기사에서 “국내 증시는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주의 강세에도, 미·이란 갈등 재고조와 8월 CPI 경계심리 확대 등으로 7천 포인트 부근에서 상단 저항을 받으며 눈치 보기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주 강세와 중동·물가 변수의 충돌이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연구원은 “중동 불안 속 개인의 대규모 순매도에 코스피 7천 포인트가 매물대로 작용했다”며 “8월 이후 코스피가 여러 차례 장중 7천 포인트 진입에 실패하면서 해당 지수대가 심리적 저항선으로 인식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충돌 재개 보도 이후 브렌트유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던 사례처럼 중동 긴장은 원유 공급 차질 우려와 함께 금융시장에 반영돼 왔다. 이번에도 유가와 국채금리 상승이 위험자산 투자심리에 부담을 줬다.
코스피는 7000선을 장중 회복했지만 마감까지 상승세를 유지하지 못했다. 이번 주 후반 미국 PPI·CPI 발표가 예정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