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개가 넘는 크립토 기업과 단체가 미국 상원에 ‘CLARITY Act’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고 나섰다. 법안이 또다시 지연될 경우 중요한 입법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가상자산 업계가 정치권을 향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13일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크립토 로비 단체 ‘스탠드 위드 크립토(Stand With Crypto)’는 월요일 존 튠 상원 다수당 원내대표와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보낸 서한에서 “지체 없이 CLARITY Act를 상원 본회의에 올려달라”고 촉구했다. 서한에는 스탠드 위드 크립토, 디지털 체임버, 블록체인협회, 크립토 카운슬 포 이노베이션 등이 서명했다.
업계는 지난달 상원 은행위원회가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수개월의 초당적 노력’이 들어갔다며, 이제는 그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CLARITY Act는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크립토 시장을 어떻게 규제할지 큰 틀을 정하는 법안이다. 하지만 의회 내 쟁점이 이어지면서 올해 들어 여러 차례 발이 묶였다.
쟁점과 입장차
쟁점은 비교적 선명하다. 은행권은 스테이블코인 수익 제공 플랫폼을 금지하는 조항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크립토 업계는 탈중앙화 플랫폼 개발자에 대한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규제 범위와 책임 소재를 둘러싼 협상이 길어졌고, 법안은 표류를 거듭하고 있다.
서한은 이번 법안이 미국 내 크립토 일자리와 투자, 시장 활동을 지키고 미국을 ‘디지털 자산 혁신의 글로벌 리더’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디지털 자산 시장이 글로벌 금융 인프라의 핵심이 되고 있다며, 미국이 직접 주도할지 아니면 규제가 느슨한 해외로 주도권을 내줄지를 의회가 결정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시간표와 통과 가능성
문제는 시간이다. 상원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아직 본회의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올해 통과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갤럭시 디지털은 지난 9일 법안의 2026년 통과 가능성을 기존 75%에서 60%로 낮췄다. 특히 7월 말 의회 휴회 전까지 상원 문턱을 넘지 못하면 사실상 ‘기회가 닫힌다’고 봤다.
법안은 상원 농업위원회와 은행위원회를 각각 통과했지만, 본회의 표결에 오르기 전 두 버전을 하나로 합쳐야 한다. 여기에 윤리 문제와 불법 자금 차단 조항까지 보완해야 최소 60표 확보가 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를 두고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은 CNBC에 “윤리와 불법 금융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번 CLARITY Act가 미국 크립토 산업의 규제 기준을 정할 분수령이 될지 주시하고 있다. 다만 현재로선 업계의 압박이 거세지는 만큼, 상원이 여름 휴회 전 실제로 일정에 올릴 수 있을지가 가장 큰 변수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