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무허가 암호화폐 플랫폼 이용자와 불법 가상자산 사업자에 대한 행정 처벌을 도입했다. 규제 시장 개방에 앞서 단속 체계를 먼저 깔아, 향후 정식 인가 중심의 시장 질서를 세우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베트남, 무허가 가상자산 거래소에 ‘벌금 폭탄’
16일 발표된 시행령 284/2026/NĐ-CP에 따르면, 베트남 당국은 라이선스 없이 운영되는 플랫폼에서 거래한 투자자에게 최대 5,000만 동(약 19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무단 암호화폐 발행이나 중대한 자금세탁방지(AML) 위반에는 최대 2억 동(약 7700달러)의 벌금이 적용된다. 원달러환율 1,482.20원을 기준으로 하면 각각 약 281만원, 1,143만원 수준이다.
이번 조치는 단순 과태료에 그치지 않는다. 당국은 암호화폐 관련 활동을 일시 중단시키거나, 허가를 취소하고, 자산을 압류할 수 있는 권한도 확보했다. 사실상 ‘무허가 시장’에 대한 강한 경고로, 제도권 편입을 서두르되 규정 위반에는 강하게 대응하겠다는 신호다.
베트남은 올해 1월부터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의 인가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응웬 득 치 재무부 차관은 지난 5월 첫 규제 시장이 3분기 안에 출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시행령은 그 일정에 맞춰 사전 정비를 마무리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 규모도 작지 않다. 체이널리시스의 2025 글로벌 크립토 도입 지수에서 베트남은 세계 4위를 기록했다. 또 체이널리시스는 2024년 7월부터 2025년 6월까지 베트남 트레이더들이 2200억달러가 넘는 디지털 자산을 이동시킨 것으로 추산했다. 이미 수요가 큰 만큼, 앞으로는 거래 허가와 AML 기준이 시장의 핵심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에서도 관심은 높다. 최근 빗썸은 SSI디지털과 손잡고 베트남 가상자산 인허가 경쟁에 뛰어들었다. 베트남이 제도권 시장을 열기 시작하면, 거래소 간 현지 진출 경쟁과 규제 대응 역량이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베트남의 이번 조치는 가상자산 시장을 막겠다는 것이 아니라, 허가받은 사업자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의미에 가깝다. 다만 투자자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한 만큼, 초기 단계부터 규제 리스크가 적지 않아 시장 안착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