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의 디지털 자산 시장 규제 법안인 ‘클래리티 법안’이 통합 초안 공개로 통과에 한 걸음 다가섰다. 다만 정부 윤리 규정과 불법 자금 대응 조항 등 핵심 쟁점은 여전히 추가 협상이 필요한 상태다.
신시아 루미스(Cynthia Lummis) 상원의원은 23일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법안이 ‘마침내’ 최종 단계에 근접했지만, 중요한 항목들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밝혔다. 이번 초안은 상원 은행위원회와 농업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을 하나로 통합한 형태로, 사법·윤리·정보위원회도 의견을 반영했다. 다만 최종안은 아니며 업계와 이해관계자의 추가 의견 수렴을 거칠 예정이다.
루미스 의원은 특히 ‘정부 윤리’ 조항을 가장 큰 쟁점으로 지목했다. 공직자의 암호화폐 이해충돌을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각 주(州) 법무장관이 이를 근거로 형사 또는 민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 여부를 두고 공화·민주 양당이 충돌하고 있다. 그는 “다수 상원의원에게 이는 넘을 수 없는 선”이라며 “백악관 역시 주 정부로부터 반복적으로 소송을 받아온 만큼 민감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대안으로는 주 정부가 공직자가 아닌, 윤리 조항을 위반할 소지가 있는 자산을 상장한 암호화폐 거래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해당 윤리 규정은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연방 의원, 고위 연방 판사, 그리고 그 배우자까지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암호화폐 사업도 논쟁 중심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이름을 딴 밈코인 발행 프로젝트와 스테이블코인 사업과 연관돼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 상원의원은 “현행 초안대로라면 트럼프의 사업은 사실상 영향받지 않는다”며 “부적절한 행위가 있어도 사법당국이 이를 묵인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일부는 법안이 여전히 지지 기준에 못 미친다고 평가하면서도 협상은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자금세탁·DeFi 규제 포함…법 집행 요구 대거 반영
윤리 문제 외에도 자금세탁 방지와 제재 규정 등 불법 금융 대응 조항 역시 추가 조율 대상이다. 루미스 의원은 “은행비밀법(BSA), 자금세탁 방지, 거래소 및 탈중앙금융(DeFi)에 대한 제재 범위를 포함해 균형점을 찾았다”고 밝혔다.
법안에는 수사기관 요청으로 암호화폐 ATM 사기 대응 조항이 새롭게 포함됐으며, 플랫폼이 의심 거래와 연관된 자산을 일시 동결할 수 있는 ‘세이프 하버’ 조항도 담겼다. 이는 기업이 법 집행 기관과 협력할 경우 법적 책임을 일부 면제받는 장치다.
또한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위원 구성에 소수당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는 ‘의회 인식’ 조항도 포함됐다. 현재 두 기관 모두 민주당 위원이 없는 상태로, 인선 불균형 문제가 지적돼 왔다. 루미스 의원은 “민주당 측 인사 추천이 지연되고 있다”며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의 역할을 언급했다.
8월 휴회 전 통과 가능성…‘60표 장벽’이 변수
법안의 상원 본회의 상정 시점은 아직 불확실하다. 존 튠(John Thune)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조속한 상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상원의원 일정과 장례식 등 변수로 표결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해당 법안은 통과를 위해 최소 60표의 찬성이 필요하며, 상원은 오는 8월 7일 여름 휴회에 들어간다.
시장에서는 ‘클래리티 법안’이 통과될 경우 미국 내 디지털 자산 규제의 방향성이 보다 명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윤리 규정과 권한 분배를 둘러싼 정치적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최종 합의까지는 추가 진통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