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가 ‘크립토 허브’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창펑 자오(CZ)가 아세안 전역에 단일 가상자산 라이선스를 적용하는 ‘패스포팅’ 체계를 공개 지지하며 규제 혁신 필요성을 강조했다.
28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 테크 서밋 2026’에 참석한 창펑 자오 바이낸스 전 CEO는 ‘하나의 아세안, 하나의 디지털 경제’ 세션에서 국가별로 분절된 암호화폐 규제 체계를 비판하며, 회원국 간 라이선스 상호 인정 시스템 도입을 제안했다. 이는 한 국가에서 인허가를 받은 기업이 다른 국가에서도 별도 재신청 없이 간소화된 절차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그는 “현재 구조는 기술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문제’에 가깝다”며 “규제 조율이 이뤄진다면 더 많은 기업이 경쟁에 참여하고, 결국 소비자 비용은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아세안 ‘규제 파편화’, 크립토 시장 성장 걸림돌
현재 동남아시아 암호화폐 시장은 국가별 규제가 서로 달라 기업 입장에서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다. 각국은 별도의 자금세탁방지(AML) 기준과 자본 요건, 운영 규칙을 적용하고 있어, 동일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여러 국가에서 동시에 인허가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 구조는 특히 중소형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자본력이 있는 대형 기업은 규제 비용을 감당할 수 있지만, 소형 기업은 시장 진입 자체가 어려워진다. 결과적으로 혁신보다는 기존 사업자 중심 시장이 고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창펑 자오는 이러한 문제 해결 모델로 유럽연합(EU)의 ‘미카(MiCA)’ 규제를 언급했다. 미카 체계에서는 한 회원국에서 허가를 받은 기업이 별도 승인 없이 다른 27개 국가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그는 이를 아세안이 참고할 수 있는 현실적인 구조로 평가했다.
이미 존재하는 ‘패스포팅’ 전례…확장 가능성 주목
아세안에서도 유사한 제도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2014년 도입된 ‘집합투자기구 프레임워크(CIS)’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등에서 승인된 펀드를 다른 참여 국가에 간소한 절차로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필리핀은 2021년 해당 체계에 합류했다.
또한 투자자문업을 위한 ‘ACMF 패스포트’ 역시 일부 국가 간 상호 인증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들 제도는 범위가 제한적이지만, 아세안 국가들이 ‘상호 인정’이라는 개념 자체에는 이미 동의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암호화폐 영역까지 확대하려면 감독 기준, 투자자 보호 장치 등 추가적인 공통 규칙이 필요하다. 정치적 합의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창펑 자오의 제안은 단순한 규제 완화가 아니라, 아세안 전체를 하나의 시장으로 묶는 구조 전환에 가깝다. 동남아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규제 일체화가 현실화될 경우 암호화폐 산업 판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 시장 해석
동남아 암호화폐 시장은 국가별 규제가 달라 ‘파편화’된 구조로 운영되고 있음.
이로 인해 동일 서비스라도 국가마다 별도 인허가가 필요해 시장 확장 비용이 큼.
CZ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아세안 단일 라이선스 ‘패스포팅’ 도입을 제안하며, 규제 조율이 핵심 과제라고 강조.
EU MiCA 사례처럼 단일 시장 구조가 형성되면 경쟁 확대와 비용 절감 효과 기대.
💡 전략 포인트
규제 통합이 이루어질 경우 중소형 크립토 기업의 시장 진입 기회 확대 가능.
아세안 전체를 하나의 시장으로 보는 ‘멀티국가 확장 전략’ 중요성 부각.
규제 표준화는 거래소·지갑·결제 등 전방위 산업 성장 촉진 요소.
정책 리스크가 기술 리스크보다 더 중요한 투자 판단 기준으로 작용.
📘 용어정리
패스포팅: 한 국가에서 취득한 라이선스를 다른 국가에서도 인정해주는 제도.
MiCA: EU의 암호화폐 통합 규제로 단일 시장 내 자유로운 사업 운영 허용.
AML: 자금세탁방지 규정으로 금융 범죄 방지 목적의 핵심 규제.
규제 파편화: 국가별로 규정이 달라 시장이 분절되는 현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