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디지털 유로를 둘러싼 감시 우려에 대해 오프라인 결제는 현금에 가깝게, 온라인 결제는 은행의 식별 의무를 남기는 방식으로 개인정보 보호 구조를 제시했다.
피에로 치폴로네(Piero Cipollone) 유럽중앙은행 집행이사는 유럽중앙은행이 24일 공개한 일수시디아리오(Il Sussidiario) 인터뷰에서 "디지털 유로는 현재 기술이 제공할 수 있는 최대 수준의 개인정보 보호를 보장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프라인 결제의 경우 거래가 개인 간에 이뤄지고 관련 정보는 지급인과 수취인에게만 남는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결제에서는 구조가 다르다. 치폴로네 집행이사는 유로시스템이 결제를 보내거나 받는 이용자를 식별할 수 없고, 거래에 관여한 은행만 자금세탁방지 규정 준수 목적 등으로 이용자를 식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앙은행이 개인과 결제 기록을 직접 연결하지 못하게 하되, 기존 금융권의 고객 확인과 보고 의무는 유지하는 설계다.
유럽중앙은행이 강조한 핵심은 디지털 유로가 현금을 대체하는 수단이 아니라 보완하는 수단이라는 점이다. 온라인 구매처럼 현금을 쓰기 어려운 거래에서 중앙은행 화폐의 디지털 형태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상업은행이 배포와 고객 확인을 맡는 구조는 유지된다.
입법 절차도 진행 중이다. 유럽의회는 7월 디지털 유로 법안 협상 입장을 찬성 416표, 반대 169표, 기권 22표로 확정했다. 유럽의회는 디지털 유로를 유럽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전자 형태의 중앙은행 화폐로 규정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결제 모두에서 작동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기술 검증 일정도 잡혀 있다. 유럽중앙은행은 36개 결제서비스 제공업체를 디지털 유로 시범사업 참여자로 선정했다. 시범사업은 2027년 하반기부터 12개월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유럽중앙은행은 관련 규정이 2026년 채택된다는 전제 아래 2029년 잠재적 첫 발행에 대비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디지털 유로 논쟁은 암호화폐 시장과도 맞닿아 있다. 민간 스테이블코인이 결제와 예금 기반에 미칠 영향을 두고 유럽 당국은 중앙은행 화폐의 디지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앞서 본지는 디지털 유로 논의가 개인정보 보호 장치의 법제화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고 전했다. 최종 발행 여부는 유럽연합 입법 절차와 유럽중앙은행 정책위원회 결정을 거쳐 확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