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업체의 국내 가스 공급 의무를 고정 20%에서 최대 20%로 낮추는 수정안을 제시했다. 정책은 2027년 7월 1일부터 시작되며 실제 국내 공급 의무는 2028년 7월 1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호주 산업·과학·자원부는 10일 공개한 ‘국내 가스 비축 법안 2026’ 입법 패키지에서 LNG 수출업체의 국내 공급 물량을 최대 20%로 설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수출업체가 국내에 추가 공급할 수 있는 가스 물량은 연간 최대 200페타줄(PJ)로 제시됐다.
이번 수정안은 지난 5월 제시한 고정 20% 공급안에서 방향을 바꾼 것이다. 당시 호주 정부는 2027년 7월부터 LNG 수출량의 20%에 해당하는 가스를 국내에 공급하도록 할 계획이었지만, 새 방안에서는 국내 수요에 따라 실제 공급량을 조정한다.
호주 에너지규제기관(AER)은 연간 수요 전망을 바탕으로 업체별 공급 의무를 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예측 수요의 110%를 공급해 국내 시장에 완만한 초과 공급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최종 법안의 산정 방식과 업체별 배분량은 의회 심의와 추가 입법 절차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크리스 보언(Chris Bowen) 호주 기후변화·에너지부 장관은 의무 시행 시점을 수출 화물 계획과 맞추기 위한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 동부 해안 공급 불안이 정책 배경
호주가 제도를 추진한 배경에는 동부 해안 가스 시장의 중장기 공급 불안이 있다. 호주 경쟁·소비자위원회(ACCC)는 2025년 동부 해안 시장에 77~112PJ의 공급 여력이 있을 것으로 봤고, 2026년에는 54~99PJ의 잉여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ACCC는 공급 확대나 수요 감소가 없으면 2027년부터 동부 해안에서 구조적 공급 부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단기적인 공급 여력과 장기적인 부족 위험이 동시에 존재하는 셈이다.
호주 정부는 가스 생산량의 상당 부분이 수출되는 구조에서 국내 공급을 안정시키려면 수출업체의 의무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제도는 즉시 수출 물량을 줄이기보다 국내 수요에 맞춰 공급 의무를 조절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동부와 서부의 가스 시장이 물리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점도 반영됐다. 수출업체는 수출 시설이 있는 시장과 같은 지역에서 국내 공급 의무를 이행해야 하며, 동부 지역 업체가 서부 시장에 가스를 공급해 의무를 대신하는 방식은 허용되지 않는다.
◇ 기존 계약 보호…신규 사업 기준은 미정
호주 정부는 2025년 12월 22일 이전에 체결된 수출 계약을 보호하기로 했다.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 LNG 수입국과의 장기 계약 이행을 고려한 조치다.
기존 계약 보호 원칙은 아시아와 유럽 바이어를 대상으로 한 LNG 장기계약 확대 흐름과도 맞물린다. 다만 신규 계약과 신규 LNG 프로젝트에 적용될 세부 기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호주 정부가 공개한 협의 결과에서는 기존 계약 보호와 화물 교환 등 유연성 장치에 긍정적인 의견이 나왔다. 반면 공급 비율과 의무 범위, 시행 시점, 가격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국내 공급 확대가 실제 가격 인하로 이어질지는 정책 세부안에 달려 있다. 공급업체별 의무량과 국내 수요 전망, 인프라 제약이 최종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호주 정부는 입법 패키지에 대해 9월 24일까지 의견을 받은 뒤 올해 안에 법안을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최종 법안의 통과 여부와 AER의 업체별 배분 기준이 호주 LNG 수출업체와 아시아 수입국의 공급 계획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