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장기화된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외교적 해법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조기 개최할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면서, 당장 다음 주부터 외교적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 일정에 대한 질문에 “매우 조기에 회담이 열릴 수 있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한 실무 접촉은 이미 진전된 것으로 보이는데,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가 같은 날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을 만나 '고도로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 결과에 대해 “큰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직후, 러시아 측이 과거보다 더 휴전에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해 회담 성사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개별 회담에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이 함께하는 3자 회담까지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3자 회담에는 유럽 주요국 정상들이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 구상을 유럽 측에 이미 설명한 상태다.
실제로 뉴욕타임스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르면 다음 주 푸틴 대통령과 회동하고, 이후 우크라이나 측과도 연쇄적으로 만나는 방안을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 제안에 공식 동의했는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와 제재의 ‘양손 전략’을 동시에 구사하고 있다. 그는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해온 인도에 25%의 추가 관세를 3주 뒤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역시 주요 러시아 에너지 수입국이라는 이유로 유사한 제재를 예고했다. 관세 시점이 외교 일정보다 뒤로 설정돼 있는 것은, 휴전을 위한 외교가 실패할 경우 러시아 경제를 압박하는 차선책으로 제재를 강화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번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중재자로 나서면서 국제 정치 무대에서 미국의 존재감을 다시 부각시키려는 계산으로도 읽힌다.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에 외교적 성과가 가시화될 경우, 향후 국내 정치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향후 회담이 성사된다면, 이는 두 해를 넘긴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환점을 만드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