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투기·투자 수요는 규제하고 주택 공급은 더 빠르게 늘리겠다는 방침을 다시 밝히면서, 하반기 부동산 세제와 금융 규제가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발언의 핵심은 집을 여러 채 보유하는 것 자체를 막기보다, 실거주 목적이 아닌 보유에 더 무거운 비용을 매기겠다는 데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7월 발표가 예상되는 세제개편안에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 고가 1주택자 등에 대한 부담을 높이는 방안이 담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표적으로는 보유세 강화와 함께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가 거론된다.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집을 오래 보유했을 때 양도세를 깎아주는 제도인데, 정부는 실거주가 아닌 투자 목적 보유에까지 이런 혜택이 넓게 적용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인식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정책 의도는 시장에 잠겨 있는 기존 주택을 실수요자에게 돌리겠다는 쪽에 가깝다. 실제로 정부가 올해 1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밝힌 뒤 한동안 급매물이 늘어난 바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3월 21일 8만80건까지 늘었다가, 양도세 중과가 시행된 지난달 10일 6만6천914건, 6월 8일 기준 5만9천248건으로 줄었다. 시장에서는 세 부담이 커지면 보유 대신 매도를 선택하는 집주인이 늘 수 있다고 보지만, 반대로 매물 감소가 특정 지역 가격을 다시 자극할 가능성도 함께 거론된다.
가격이 빠르게 오른 지역에 대해서는 세제뿐 아니라 행정 규제를 추가로 적용하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최근 아파트값 상승세가 두드러진 경기 화성시 동탄구와 구리시 같은 비규제지역을 규제지역이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규제지역은 대출과 세금, 청약 규정이 더 엄격하게 적용되는 곳이고,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일정 규모 이상 부동산을 사고팔 때 지방자치단체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제도다. 이는 단기 자금이 특정 지역으로 몰리며 가격을 끌어올리는 현상을 억제하려는 수단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규제 강화와 함께 공급 확대도 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은 공급 대책을 정리해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밝혔고, 정부는 지난해 9·7 공급대책에서 2030년까지 수도권 135만가구 착공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올해 들어서도 용산·과천·성남 등 수도권 6만가구 공급, 수도권 규제지역 내 내년까지 매입임대주택 9만가구 공급, 도시형 생활주택 등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 방안을 내놓았다. 서울 아파트값과 전월세 가격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대규모 신축뿐 아니라 비교적 빠르게 공급 효과를 낼 수 있는 수단을 함께 동원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다만 전세 물량 부족과 전셋값 상승을 둘러싼 시장 불안은 여전히 변수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 매물이 시장에 나오고 이를 무주택자가 사들이는 과정에서 전세 물량이 줄어든 것을 정상화 과정으로 평가했고, 통계상 급등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신 중산층도 거주할 수 있는 양질의 공공임대주택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공급해 부담을 덜겠다고 했다. 결국 하반기 부동산 시장은 세제 개편안의 실제 내용, 추가 규제지역 지정 여부, 공급 대책의 실행 속도가 함께 맞물리며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흐름은 단기적으로는 투자 수요를 눌러 시장 열기를 식히려는 방향으로 이어지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성과와 임대시장 안정 여부가 정책 효과를 가를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