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체채권 정리 프로그램인 새도약기금 참여를 놓고 대부업체들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채권을 어떤 가격에 넘길지와 참여에 따른 실익을 둘러싼 이견이 커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새도약기금 협약에 아직 가입하지 않은 대부업체를 참여시키기 위한 추가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새도약기금 매입 대상은 7년 이상, 5천만원 이하의 연체채권인데, 이 채권을 보유한 금융회사와 기관 가운데 아직 참여 결정을 하지 않은 15개사가 모두 대부업체인 것으로 파악된다. 당국은 올해 10월까지 채권 매입을 마무리한다는 일정 아래, 참여를 유도할 보상책과 미참여에 따른 불이익을 함께 검토하는 분위기다.
논의가 막히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 차이다. 대부업체들은 통상 해당 채권을 액면가의 평균 15%가 넘는 수준에서 사들였는데, 새도약기금의 평균 매입가율은 5% 수준이어서 기금에 넘길 경우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런 부담을 덜기 위해 매입가율 조정을 인센티브 방안으로 들여다보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가격을 일부 높여도 손해를 완전히 피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영업에 필요한 자산을 손실을 감수하면서 팔기 어렵고, 그 손해를 다른 수익으로 만회할 전망도 뚜렷하지 않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당국은 한편으로는 규제를 활용한 압박 카드도 검토하고 있다. 대부업은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 신규 채권을 계속 사들여야 하는데, 새도약기금 협조 여부에 따라 채권매입 사업 범위를 조정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7월 1일 신용회복위원회 신속채무조정 대상 채권, 다시 말해 연체 30일 이하 채권이 대부업 등으로 넘어가는 관행을 제한하도록 규정을 손질한 것도 이런 채무자 보호 기조와 맞닿아 있다. 결국 정부는 부실채권 정리와 취약차주 보호를 함께 추진하면서, 시장 참여자들에게 협조를 요구하는 셈이다.
이미 협약에 가입한 업체들에 대해서도 채권 매각을 더 적극적으로 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새도약기금에 더 많은 채권을 넘기는 곳에 더 큰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이는 먼저 참여한 업체들 사이에서 “기금에 채권을 많이 넘긴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같은 조건을 적용받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문제 제기가 나온 데 따른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단순한 참여 여부를 넘어 실제 매각 실적에 따라 혜택과 부담을 차등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