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이 퍼블릭·무허가형 블록체인을 사용하더라도 자금세탁방지(AML)·테러자금조달방지(CFT)와 미국 제재 규정을 준수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연구진은 허가형 네트워크나 사전 승인된 검증자 집합이 금융기관의 법적 필수 조건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레베카 레티그(Rebecca Rettig), 오미드 말레칸(Omid Malekan), 마이클 모지어(Michael Mosier)는 2026년 8월 23일 연구에서 이 같은 법률·정책 분석을 제시했다. 안드리센호로위츠 크립토 계정은 9월 10일 해당 연구를 공유했지만, SSRN 등록 저자 목록에는 안드리센호로위츠나 Jito Labs가 공동 저자로 기재돼 있지 않다.
무허가형 네트워크는 누구나 거래를 제출하고 검증자 또는 노드 운영자로 참여할 수 있는 퍼블릭 블록체인이다. 반대로 허가형 네트워크는 운영 주체가 참여자와 검증자를 사전에 승인한다.
연구진은 금융기관이 네트워크 자체나 검증자를 통제하는 대신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지점에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두면 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고객확인 △거래상대방 심사 △지갑 분석 △온체인 거래 모니터링 △의심거래 보고 △트래블룰 정보 처리 등을 애플리케이션 계층에서 수행하는 방식이다.
이 주장은 미국 자금세탁방지법과 제재 규정이 모든 위험을 제거하라고 요구하기보다 위험에 비례한 합리적 통제를 요구한다는 해석에 기반한다. FinCEN은 2020년 집행 성명에서 금융기관의 위험 기반 판단과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집행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해당 성명은 무허가형 블록체인 사용을 포괄적으로 승인한 문서는 아니다.
미국 통화감독청(OCC)의 해석서 1186도 연구의 배경으로 제시됐다. OCC는 2025년 11월 18일 국립은행이 허용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블록체인 네트워크 수수료를 지급하고, 예상되는 수수료 지급에 필요한 암호자산을 자기계정으로 보유할 수 있다고 밝혔다.
OCC는 동시에 관련 활동이 안전하고 건전하게 이뤄져야 하며 적용 법률을 준수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해석서 1186은 지분증명 네트워크에서 검증자가 의사무작위 방식으로 선택될 수 있고, 은행이 특정 검증자를 선택하거나 수수료를 협상하지 못할 수 있는 구조도 다뤘다.
다만 OCC 해석은 네트워크 수수료 지급 권한과 관련 암호자산 보유를 다룬 것이다. 모든 퍼블릭 블록체인 활동의 규제 적합성을 보증하거나 금융기관의 실제 도입을 승인한 것으로 확대할 수는 없다.
제재 준수 의무도 별도로 남는다. OFAC는 가상자산 거래에도 전통 금융과 같은 제재 의무가 적용된다고 설명하며, 사업 유형에 맞춘 위험 기반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과 제재 목록 심사, 거래 모니터링을 권고한다.
이에 따라 연구가 제시한 애플리케이션 계층 통제와 OFAC 지침 사이에는 긴장이 생긴다. 퍼블릭 네트워크가 자동으로 거래를 처리한다는 이유만으로 제재 대상 주소와의 거래 이력, 개인정보 노출, 검증자 식별 문제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금융기관의 퍼블릭 블록체인 활용 사례로는 프랭클린 템플턴의 토큰화 머니마켓펀드가 제시됐다. 회사는 미국 등록 머니마켓펀드의 거래 처리와 지분 기록에 퍼블릭 블록체인을 활용해 왔으며, SEC 제출 문서에는 스텔라루멘을 기본 네트워크로 사용하고 일부 조건에서 솔라나·이더리움·아비트럼·베이스를 활용할 수 있다고 기재돼 있다.
이 사례는 퍼블릭 네트워크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지만, 상품 구조와 고객 범위에 따라 통제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 금융기관은 고객군과 상품 유형, 제재 노출, 기록보존·보고 의무를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앞서 전한 무허가 블록체인 관련 분석에서도 쟁점은 중앙 운영자가 없는 환경에서 거래 상대방 확인과 불법 자금 차단을 어떻게 수행하느냐에 있었다. 이번 연구는 같은 문제에 대해 네트워크 계층이 아니라 금융기관이 직접 통제할 수 있는 지점에 준법 체계를 배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연구는 인터넷이나 통신망을 금융기관이 모든 라우터 운영자와 이용자를 심사하지 않고 사용하는 사례와 퍼블릭 블록체인을 비교한다. 그러나 이 비교가 미국 법원이나 규제기관의 확정적 법률 해석으로 인정됐다는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무허가형 네트워크가 규제상 자동 배제 대상은 아니라는 업계 관계자들의 법률·정책 분석이다. 금융기관의 실제 도입 여부는 각 관할권과 상품별 규제 검토, 제재 통제 체계 구축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