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텔레프롬프터 운영자가 트럼프 연설과 연동된 ‘칼시(Kalshi)’ 시장에서 내부 정보를 활용해 수익을 챙겼다는 의혹으로 연방 규제당국과 합의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예측시장으로 번지는 ‘인사이드 트레이딩’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셈이다.
13일(현지시간) ABC뉴스에 따르면 2016년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텔레프롬프터를 맡아온 기술 보조 인력 가브리엘 페레즈는 트럼프의 연설에 등장할 특정 단어와 주제에 베팅하는 ‘멘션(Mentions)’ 시장에서 12건이 넘는 거래를 통해 10만달러가 넘는 이익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칼시는 자사 감시 시스템으로 해당 활동을 포착한 뒤 이를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약은 연설 중 특정 단어, 문구, 주제가 실제로 언급될지를 두고 거래하는 상품이다. ABC뉴스가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페레즈는 트럼프가 준비된 원고를 건너뛰어 자신이 예상한 단어가 나오지 않자 연설 도중 포지션을 정리한 경우도 있었다. 조사 대상에는 국정연설과 세계경제포럼 발언 등 약 3개월 동안 진행된 여러 연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은 보도 직후 페레즈를 무급 행정휴직에 배치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행위를 ‘수치’라고 표현했다고 밝혔다.
예측시장 전반으로 번지는 내부 정보 논란
이번 논란은 예측시장 전반이 내부 정보 이용 가능성에 대한 감시를 받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최근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칼시와 폴리마켓(Polymarket) 같은 플랫폼은 정치, 외교, 기업 이벤트에 대한 베팅을 사실상 실시간 정보시장처럼 다루고 있다. 그러나 정보 비대칭이 개입될 경우 금융시장 못지않은 규제 필요성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올해 3월에는 폴리마켓에서 미국의 이란 타격 가능성에 베팅한 6명의 트레이더가 약 100만달러를 벌어들였고, 블룸버그는 분석업체 버블맵스를 인용해 테헤란 폭발 소식이 처음 보도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일부 지갑이 베팅했다고 전했다. 또 디파이 플랫폼 Axiom 관련 사안을 둘러싼 온체인 조사 직전 120만달러 이상을 챙긴 사례,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 소식이 공개되기 전 약 40만달러를 벌어들인 사례도 있었다.
이 같은 사건들로 의회와 규제당국의 경계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공화당 브라이언 스틸 하원의원이 공공정책과 정치 결과에 연동된 예측시장 계약을 의원과 직계가족의 거래 대상에서 제외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예측시장은 빠른 정보 반영과 높은 관심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내부 정보가 개입되는 순간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연설 베팅 의혹은 이 시장이 단순한 ‘예상 게임’이 아니라, 규제 공백을 메울 장치가 필요한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