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틱 AI가 이끌었다…박스(Box), 실적 '서프라이즈'에 시간외 주가 10%↑

클라우드 콘텐츠 저장 기업 박스(Box, Inc.)가 예상을 뛰어넘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다. 핵심 동력은 ‘에이전틱 AI(Agentic AI)’로 불리는 차세대 인공지능 기술이다. 실적 발표 직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10% 이상 급등하며 시장의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박스는 2026 회계연도 1분기 실적에서 주당 30센트의 조정 이익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였던 26센트를 크게 웃돌았다.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한 2억 7630만 달러(약 3974억 원)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인 2억 7500만 달러를 상회했다. 순이익은 전년 대비 줄어든 820만 달러(약 119억 원)에 그쳤지만, 이는 엔화 강세 등 외환 역풍 영향을 반영한 전방위적 조정에 따른 결과로,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는 평가다.

애런 레비(Aaron Levie) 공동 창업자 겸 CEO는 “기업 고객들이 에이전틱 AI 도입을 통해 비정형 데이터를 활용하고 자동화를 꾀하면서 박스의 솔루션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가 비즈니스 운영 전반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전환기에 진입했다”며, 박스의 ‘지능형 콘텐츠 관리 플랫폼’이 그 중심에 있다고 강조했다.

박스는 2023년부터 에이전틱 AI 기술을 본격 적용해왔다. ‘박스 AI(Box AI)’ 제품군은 반복적인 작업을 자동화하고, 기업들이 자체 AI 에이전트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난 5월 발표된 최신 업데이트에서는 콘텐츠 검색, 심층 리서치, 데이터 추출 기능이 강화된 신형 AI 에이전트가 반영됐다.

레비 CEO는 실리콘앵글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고객들이 에이전트 기반 리서치 기능에 대해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며 “AI가 기존 인력을 대체하기보다 생산성을 보완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가 할 수 없었던 영역을 탐색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기술 활용 전략의 전환점을 시사했다.

박스는 이번 분기와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모두 상향 조정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해 총매출 목표는 기존 11억 5500만~11억 6000만 달러(약 1조 6636억~1조 6704억 원)에서 11억 6500만~11억 7000만 달러(약 1조 6826억~1조 6894억 원)으로, 주당 순이익은 1.13~1.17달러에서 1.22~1.26달러로 각각 상향됐다. 2분기 예상 매출은 2억 9000만~2억 9100만 달러로 중간값 기준 8% 성장이 기대된다.

월가 분석가들은 박스의 공격적인 AI 투자 전략이 실적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적 발표 후 박스 주가는 올 들어 제자리걸음을 보이던 흐름에서 벗어나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이는 올해 들어 1% 상승한 S&P500 지수와 비슷한 흐름에서 한 발 앞선 성과로 해석된다.

AI를 사업 중심축으로 내세운 박스의 전략이 확실한 수익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주가 흐름도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기존의 콘텐츠 저장 기업 이미지를 넘어, AI 기반 업무 혁신 플랫폼 기업으로 본격 도약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