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스타트업 안두릴, 25억 달러 유치…제조 인프라 확장 본격화

방산기술 스타트업 안두릴(Anduril)이 25억 달러(약 3조 6,000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하며 제조 역량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번 라운드는 파운더스 펀드(Founders Fund)가 주도해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를 투입했고, 다른 기존 투자자들도 다수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가치는 이번 투자를 통해 305억 달러(약 43조 9,200억 원)로 급등했는데, 이는 불과 지난해 8월 이후 두 배 이상 뛰어난 수준이다.

안두릴은 방위산업에 특화된 하드웨어 시스템을 개발하며, 항공기, 자율운항 잠수정, 엣지 컴퓨팅 장치 등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이 제품들은 내부 개발한 ‘래티스(Lattice)’ 소프트웨어를 통해 센서 데이터 분석 등 여러 기능을 자동화하고 있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제조 기반 확충과 생산 시스템 개선에 집중 투입될 전망이다. 안두릴의 공동 창업자이자 파운더스 펀드의 파트너인 트래 스티븐스(Trae Stephens)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생산 환경과 관련된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자금이 사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안두릴은 지난해 아스날-1(Arsenal-1)이라는 첨단 제조 공장을 세운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며, 당시 수백만 달러 규모의 투자로 1,5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투자 규모를 확대하면서, 현재는 1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해 총 4,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 들어설 아스날-1은 매년 수만 개의 방산 장비를 생산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한 생산 설비는 상업용 제조 장비가 도입된다. 운영은 안두릴이 자체 구축한 운영체제인 ‘아스날OS(Arsenal OS)’로 이뤄지며, 제품 개발에도 동일한 시스템이 적용될 예정이다.

또한 안두릴은 공장 부지 확장을 염두에 두고 추가 생산 거점을 조성할 방침도 내비쳤다. 회사는 아스날-1이 들어서는 부지에 500에이커의 여유 땅이 있어 추가 설비를 지을 수 있다고 밝혔으며, ‘아스날-2’라는 두 번째 공장 설립 계획도 장기적으로 추진 중이다.

안두릴은 최근 제품 개발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여름 이후 다수의 신제품을 공개했는데, 대표적으로는 1,600피트(약 490m) 이상 깊이에서 작동 가능한 해저 센서 ‘시베드 센트리(Seabed Sentry)’가 있다. 이 장비 역시 래티스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수집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이번 투자는 메타 플랫폼스(Meta)와의 협력 직후 발표됐다. 안두릴은 지난 5월, 메타와 함께 군용 혼합현실(MR) 웨어러블 기기를 함께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이 기기에는 헬멧, 안경 등 다양한 착용형 장비가 포함될 수 있으며, 양사는 최대 220억 달러(약 31조 6,000억 원) 규모의 미 육군 기술 조달 계약을 함께 수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펀딩은 국방기술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뿐 아니라 대규모 생산 능력 확보가 기업 가치에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는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안두릴은 뛰어난 소프트웨어 기술력과 함께 제조 인프라에도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방산 산업 내 독보적인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