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경험(CX) 분야에서 AI 기술을 접목한 컨택센터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 나이스(NiCE)가 독일의 AI 스타트업 코그니지(Cognigy)를 약 1조 3,700억 원(9억 5,50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거래는 나이스의 CX 자동화 기술에 코그니지의 AI 기반 고객 응대 역량을 접목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발표가 전해지자 나이스 주가는 4% 이상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로 나이스의 매출 성장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이스는 지난 분기 전년 대비 6%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으며, 코그니지는 내년 연간 기준 매출이 8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이스의 주력 제품 ‘엠파워(Mpower)’는 고객 응대 성과를 분석하고 챗봇을 통해 간단한 요청을 자동 처리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나이스는 포춘 100대 기업 중 80% 이상이 자사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그니지는 이와 유사한 시장에서 클라우드 기반의 ‘코그니지.AI’를 통해 저코드 환경에서 맞춤형 AI 에이전트를 구축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코그니지의 AI 에이전트는 고객 문의에 단지 응답하는 데 그치지 않고, 특정 작업까지 대행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예컨대 호텔 체인은 예약을 자동으로 처리하는 AI를 구축할 수 있으며, 이는 고객의 과거 응대 기록을 바탕으로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한다. 또 코그니지.AI는 텍스트 외에도 이미지 등 다양한 입력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소비자가 제품 사진을 업로드하면 결함을 식별하고 환불 여부까지 판단하는 기술도 탑재됐다.
코그니지는 오픈AI(OpenAI)와 앤트로픽(Anthropic) 등 주요 대형언어모델(LLM) 제공업체의 엔진을 활용하며, 특정 모델이 오류를 발생시키면 다른 모델로 전환해 재처리하는 기능도 갖췄다. 뿐만 아니라, 인간 상담원이 고객 티켓을 할당 받으면 문제의 핵심 정보와 해결 방법을 자동으로 추천해 생산성을 높이는 기능도 포함돼 있다.
이번 인수 발표 이전까지 코그니지는 도요타, 보쉬 등 1,000개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하며 1억 5,000만 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나이스는 코그니지의 기술을 자사의 자동화 플랫폼 ‘CX원 엠파워(CXone Mpower)’와 통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맞춤형 AI 에이전트 개발은 물론, 상담원 업무 지원 측면에서도 시너지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이번 인수절차를 오는 4분기 내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나이스가 코그니지 인수를 통해 AI 중심의 고객 경험 혁신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서려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