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마케팅 시뮬레이션 기술 스타트업인 아티피셜 소사이어티즈(Artificial Societies)가 자체 개발한 ‘사회 시뮬레이터’를 공개하며 시장조사의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 이 플랫폼은 인구통계, 성별, 지역 등 주요 요소를 바탕으로 특정 타깃 그룹을 대표하는 AI 인격체를 생성하고, 이들을 활용해 제품이나 메시지의 반응을 사전 시뮬레이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ACI(Artificial Collective Intelligence)로 명명된 이 기술은 다양한 목적의 마케팅 콘텐츠나 브랜드 전략이 특정 소비자 군에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를 예측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기업은 이 플랫폼을 통해 최대 수백 명 규모의 AI 시뮬레이션 사회를 구성하고, 10가지 변형된 콘텐츠를 테스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실제 캠페인 집행 전 아이디어의 효과를 비교·분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 인격체는 SNS와 인터넷상의 실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축되며, 행동 분석 엔진을 통해 성향, 선호, 동기 등을 추론해 정교화된다. 그 결과 특정 콘셉트나 광고문구가 실제와 유사한 상황에서 얼마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를 고도로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아티피셜 소사이어티즈에 따르면 ACI 플랫폼은 기존 시장조사의 높은 비용과 긴 소요시간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다. 전통 시장조사 시장의 규모는 1,440억 달러(약 207조 원)를 넘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 회사는 현재까지 50만 개 이상의 AI 인격체를 개발했다. 플랫폼은 비구독자에게도 무료 시뮬레이션 3회를 제공하고, 월 40달러(약 5만 7,000원)만 내면 무제한 이용이 가능하다. 또 기업 고객은 자사 데이터를 반영한 맞춤형 시뮬레이션을 활용할 수 있다.
내부 평가에 따르면 이 플랫폼은 SNS 상의 콘텐츠 반응을 80% 이상 정확하게 예측했다. 이는 앤트로픽의 클로드 소넷 3.7이 기록한 67%, 구글(GOOGL)의 제미니 프로 1.5의 64%, 오픈AI(OpenAI)의 GPT-4o의 60%보다 높은 수치다. 공동창업자 겸 CEO 제임스 허(James He)는 “마케터와 콘텐츠 제작자에게 이 플랫폼은 단순한 도구에 그치는 것이 아닌, 시장에 대한 폭넓은 이해의 수단이 될 것”이라며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는 도구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다소 신중한 입장이다. 컨스텔레이션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리즈 밀러는 "이런 시뮬레이터는 빠르고 효과적인 반응 예측에는 유용하지만, 실제 인간의 감정과 의견을 완전히 대변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날로그식 소비자 조사 방법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 실사용자 패널이나 정성조사와 병행하는 혼합형 접근법을 권장했다.
아티피셜 소사이어티즈의 ACI 플랫폼은 누구나 접속해 사용할 수 있으며, 이미 수백 개의 스타트업과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들이 초기 시뮬레이션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I 기반 콘텐츠 테스트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이 플랫폼이 업계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