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을 발표한 AMD(AMD)가 전반적인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주당순이익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5% 이상 하락했다. 미국 정부의 대중 고성능 반도체 수출 규제가 실적 발목을 잡으면서, AMD는 인공지능(AI) 시장에서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실적을 내놓는 데 실패했다.
2분기 AMD는 주당 48센트의 조정 순이익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인 49센트를 소폭 밑돌았다. 그러나 매출은 32% 증가한 76억 9,000만 달러(약 11조 800억 원)로, 월가 전망치인 74억 2,000만 달러를 웃도는 양호한 성장을 보였다. 순이익은 8억 7,200만 달러(약 1조 2,550억 원)로 전년 동기 2억 6,500만 달러 대비 세 배 이상 급증했다.
AI 관련 매출은 여전히 AMD 성장의 핵심 축이다. AMD는 차세대 데이터센터용 GPU 'Instinct MI400'을 공개하며, 이를 통해 엔비디아(NVDA)와의 GPU 경쟁에서 격차를 줄여가고 있다. 오픈AI(OpenAI)의 최고경영자 샘 알트만(Sam Altman)은 MI400을 자사 신형 AI 모델 운용에 도입할 계획임을 확인했다. 또한 AMD의 MI350 GPU는 이미 세계 10대 AI 빌더 중 7곳에서 활용 중이며, 사우디아라비아 '휴메인(Humain)' 등 주권형 AI 투자자들과의 대형 프로젝트 협력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AI 부문 성장에도 불구하고 AMD는 중국 시장에서 겪는 제약으로 상당한 손실을 입었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 4월 MI308 GPU의 중국 수출도 금지하면서, AMD는 2분기에만 약 8억 달러(약 1조 1,520억 원)의 매출 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했다. 리사 수(Lisa Su) AMD CEO는 “기존 수출 허용 범위 내에서 설계했던 MI308마저 수출이 막히며 중국 내 AI 비즈니스가 사실상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최근 다시 수출 허가 검토에 나섰지만, 아직 AMD는 어떠한 판매도 수익 전망치에 반영하지 않고 있으며, 현재 상무부의 승인 절차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에 따라 향후 중국 시장 회복 여부는 AMD 실적 회복의 또 다른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AMD의 데이터센터 부문은 32억 달러(약 4조 6,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4% 성장했고, 클라이언트 및 게이밍 부문은 69% 급등한 36억 달러(약 5조 1,800억 원)를 달성했다. 특히 최신 Ryzen Zen 5 CPU의 수요가 강하게 반영되며 PC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확대했다. 게이밍 부문 또한 73% 증가한 11억 달러(약 1조 5,800억 원)로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를 냈다.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 발표를 일시적 이익 미스보다는 전략 전환기의 진통으로 해석하고 있다. 잭스 투자연구소(Zacks Investment Research)의 분석가 케빈 쿡은 “AMD는 GPU 클러스터에 대한 대규모 수요를 확보해가고 있으며,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들이 AMD 기반 시스템 도입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 낙관을 내비쳤다.
동일한 날 실적을 발표한 파운드리 업체 글로벌파운드리스(GFS)도 매출과 이익이 전망치를 상회했음에도 불구하고 3분기 가이던스가 부진하다는 이유로 시간 외 주가가 2% 하락했다. AMD에서 분사한 이 회사는 2분기 매출 16억 9,000만 달러(약 2조 4,300억 원), 주당순이익 42센트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