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2025년 2분기에 나란히 긍정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전통적인 주력 사업 부문에서의 안정된 수익은 물론,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차세대 성장 전략도 점차 구체화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0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올해 2분기 매출 2조9천151억 원, 영업이익 5천216억 원을 달성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7%, 10.3% 증가했다. 광고, 커머스, 핀테크 등 대부분의 사업 영역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는데, 특히 커머스 부문은 멤버십 기반 확대와 배송 인프라 강화로 19.8%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검색 광고 등 서치 플랫폼 매출도 5.9% 늘었고, 핀테크 분야는 스마트스토어 중심의 외연 확장으로 11.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도 실적 개선 흐름을 같이하며 2분기 최초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2조283억 원, 영업이익은 1천859억 원으로 각각 1%, 39% 상승했다. 특히 플랫폼 부문에서는 톡비즈, 포털비즈, 커머스 등이 고르게 성장하면서 전년 대비 10%의 매출 증가세를 보였고, 톡비즈 내 광고 부문은 4% 성장하며 활력을 되찾은 모습이다.
양사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향후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키웠다. 네이버는 ‘검색’을 중심으로 AI 전략을 전개해, 이미 통합 검색의 8%에 적용된 ‘AI 브리핑’ 서비스의 적용범위를 내년까지 20%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별도 AI 검색 탭을 도입해 대화형 검색 기능도 강화할 방침이다. 반면 카카오는 ‘관계 중심의 대화 맥락’을 핵심으로 내세우며, 카카오톡 메뉴 개편과 숏폼 콘텐츠 도입 등 사용자 경험 중심의 AI 서비스를 예고했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AI 기반 신규 서비스들에 대한 시장의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네이버는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프로젝트’에서 정예팀으로 선정되면서 향후 성장 모멘텀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국내 언어에 최적화된 자체 대형언어모델(LLM)인 ‘하이버클로바X’를 기반으로 서비스 융합이 기대된다. 다만 실제 정책 사업화는 2027년 이후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단기적 실적 반영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카카오 역시 오픈AI와의 협력과 신규 서비스 출시 계획이 주목받고 있다. 공동 개발 중인 서비스는 오는 9월 시범 공개되고, 11월 정식 출시가 예정돼 있는데,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AI를 접목한 소비자용(B2C) 서비스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비록 정부의 독자 AI 팀에는 선정되지 않았지만, 카카오 측은 자체 AI 전략이 정부의 '국민 참여형 AI' 기조와 방향이 일치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플랫폼 기업들의 실적 회복세와 AI 전략 강화는 단기적인 수익 개선은 물론, 중장기적으로 국내 디지털 산업 경쟁력에 중요한 전환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본격화될 AI 서비스 상용화가 실질적인 사용자 증가와 수익 창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