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학교 연구진이 스티커처럼 손쉽게 부착할 수 있는 ‘반사방지 필름’을 개발해 차세대 태양전지의 발전 효율을 크게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특히 유연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반사율 문제를 해결하며, 관련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다.
태양전지는 태양빛을 전기로 바꾸는 기술로,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하지만 태양전지는 구조상 표면에서 일부 빛이 반사되면서 전체 발전 효율이 낮아지는 단점이 있다. 특히 최근 주목받는 ‘유연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Flexible Perovskite Solar Cell, FPSC)는 얇고 쉽게 휘어지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약 10% 이상의 빛이 반사되는 구조적 한계를 가지며, 이로 인한 발전 효율 손실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서강대학교 기계공학과 소속 이승원 학부연구생, 최지성 연구원, 강성민 교수는 이 같은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반사방지 필름을 개발했다. 이 필름은 굴절률이 서로 다른 고분자 여러 층을 겹쳐 만든 다층 구조로, 표면에는 300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 크기의 돔 형태 미세구조가 빽빽하게 배열돼 있다. 이러한 구조는 빛이 필름 표면에서 반사되는 것을 줄이고, 더 많은 빛을 태양전지 내부로 유입시킬 수 있도록 설계됐다.
무엇보다 이 필름은 탄력성이 뛰어나고 탈부착이 쉬워, 실제 제품에 손쉽게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기술보다 활용도가 높다. 서강대 측은 이 필름을 FPSC에 적용한 결과 발전 효율이 실제로 개선됐으며, 1만 회 이상 구부리거나 붙였다 떼어내는 실험에서도 성능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등 우수한 내구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태양전지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발광다이오드(LED), 광센서 등 광(光)을 활용하는 다양한 전자기기에도 응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서강대는 이러한 점을 들어 향후 상용 제품의 성능 개선에 폭넓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지난 7월 29일, 재료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Journal of Materials Science & Technology’에 온라인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태양광 발전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생산 및 적용 측면에서도 경제성을 확보한 사례로, 신재생에너지 기술 상용화 흐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관련 기술이 디스플레이와 웨어러블 기기로 확대 적용되면, 전자기기 전반의 에너지 효율 개선에도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