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플레이크(SNOW)가 시장의 우려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인프라 부문에서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트너가 기업 기술 투자의 둔화를 경고한 지 며칠 되지 않아, 스노우플레이크는 회계 2분기 기준 전년 대비 32% 증가한 제품 매출을 기록하며 533개의 신규 고객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AI 워크로드가 신규 계약의 절반에 가까이 관여하고 있으며 전체 사용 사례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투자자들에게 특히 주목할 만한 신호로 작용했다.
스리다르 라마스와미(Sridhar Ramaswamy) 스노우플레이크 최고경영자(CEO)는 “핵심 사업인 비즈니스 분석이 여전히 회사의 근간이지만, 이제는 고객 상호작용 방식까지 혁신하는 AI 전환이 데이터 현대화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곧 기업들이 AI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기반으로 더욱 정교한 데이터 인프라를 필수 전략 자산으로 여기고 있음을 시사한다.
BARC US의 케빈 페트리(Kevin Petrie) 부사장은 “기업들이 AI에 대한 기대 수익을 달성하기 위해 기존 데이터 분석 및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오히려 확대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대부분의 기업이 실험적 AI 도입 과정에서도 이미 거래 중인 벤더를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스노우플레이크는 불과 6개월 사이 250개 이상의 기능을 GA(General Availability) 단계로 출시했으며, AI, 애널리틱스, 데이터 엔지니어링, 협업 등 4개 핵심 영역 강화에 집중했다. 현재 매주 6,100개 이상의 기업 계정이 자사의 AI 기능을 적극 활용 중이다.
아울러 스노우플레이크 인텔리전스 플랫폼을 통해 구조화·비구조화 데이터에 대한 자연어 기반 질의가 가능해졌고, 지능형 데이터 에이전트를 직접 배포할 수 있어 고객사인 Cambia Health Solutions와 Duck Creek Technologies 등은 헬스케어, 재무, 영업, 인사 등 다양한 업무 분야에 이를 적용하고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기업들의 투자를 견인할 요소가 뚜렷하다. AI 모델을 SQL 질의에 직접 삽입할 수 있는 Cortex AI SQL은 데이터 이동 없이 실시간 분석을 가능케 하며, 2세대 데이터 웨어하우스는 리소스를 자동 최적화하면서 최대 두 배 속도를 제공한다. 또한 레거시 시스템의 클라우드 이전을 돕는 툴, 오픈 스탠더드 통합을 통한 벤더 종속성 해소 등도 적극적인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페트리는 “기존 데이터 웨어하우스를 활용한 AI 전략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전통적 데이터 기반 강점을 유지하는 기업에게는 큰 이점이 된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성장은 AI 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과 확연히 대비된다. 가트너의 기술지출 감소 경고와 MIT의 AI 거품 가능성 언급 이후 시장에는 조정 우려가 퍼졌지만, 포레스터의 노엘 유한나(Noel Yuhanna)는 “스노우플레이크의 실적은 신뢰할 수 있는 통합 데이터에 대한 수요가 AI 확산을 동력 삼아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운영 가능한 AI를 구현하기 위해선 단순한 원시 데이터가 아닌 통제되고 고품질이며 확장 가능한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업계 애널리스트 산지브 모한(Sanjeev Mohan)도 “스노우플레이크의 실적은 놀랍지 않다. AI 시장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있어도 데이터 플랫폼 투자는 결코 약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 열풍은 하나의 분명한 교훈을 남겼다.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가 없으면 차별화 요소도 없다”고 덧붙였다.
기업 전략 측면에서 이번 실적은 데이터 인프라가 경쟁력의 핵심 기반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술 전체를 교체하기보다는 기존 플랫폼에 AI를 통합하는 ‘통합 우선 전략’이 위험을 줄이는 동시에 수익 실현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나아가 데이터 거버넌스를 중심에 둔 ‘AI 준비 데이터’ 전략이 장기적으로 기업의 성공 가능성을 좌우할 핵심이 됐다.
기술 지출 전반에 대한 경고와는 달리, 데이터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일시적 유행이 아닌 필수역량으로 자리잡고 있다. 변화하는 AI 시대에 진입하려는 기업이라면 거버넌스와 품질이 확보된 데이터 기반 위에서 경쟁 우위를 선점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자명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