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이 금융 산업과 결합하면서 데이터 프라이버시는 혁신과 신뢰 사이에서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의 신용평가기관 페어 아이작(Fair Isaac Corp., 이하 FICO)은 지난 수십 년간 신용평가의 선두주자로 명성을 쌓아왔으며, 이제는 AI 기반 데이터 분석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략적 전환을 준비 중이다.
FICO의 제품 및 기술 책임자 빌 웨이드(Bill Waid)는 최근 열린 'Future of Data Platforms Summit 2025' 행사에 참석해, 새로운 FICO 플랫폼이 어떻게 고객의 민감한 금융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분석하고 보호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AI와 의사결정 구조 전반에서 데이터는 모든 것의 중심”이라면서 “데이터 수집부터 저장, 관리, 프라이버시 보호까지의 모든 과정을 포괄하는 통합 아키텍처를 구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플랫폼은 수많은 출처에서 유입되는 금융 데이터를 일관된 맥락에서 해석하도록 돕는다. 다양한 데이터 간의 중복과 단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체적인 식별 기술과 오픈소스 기반 연동 방식을 병행해 사용자 편의성과 유연성을 확보했다는 게 핵심이다. 이를 통해 FICO는 각 고객이 사용하는 데이터셋을 하나의 통합된 '데이터 카탈로그'로 구성하고, 여기에 AI 기능을 접목해 예측 분석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웨이드는 “단순히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만으로는 의미 있는 비즈니스 성과를 내기 어렵다”며 “진정한 가치는 시간이 누적된 데이터 요소 간 상관관계를 파악하고 이를 통해 예측 모델을 설계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한 마디로, AI 분석은 데이터 자체보다 데이터 간 복합적 연계성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한다는 의미다.
FICO의 행보는 AI 기술이 실증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현실적이며 정교한 사례로 꼽힌다. 특히 금융 산업에서 데이터 보안과 정확성이 핵심 경쟁력이 되는 만큼, 이러한 플랫폼 전환은 향후 글로벌 금융 데이터 산업 전반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웨이드는 “우리는 AI를 통해 고객이 더 나은 결정을 빠르게 내릴 수 있게 하고, 동시에 데이터 규정과 보안 이슈를 우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표는 실리콘앵글 미디어와 라이브 스트리밍 스튜디오 theCUBE가 송출한 행사에서 소개됐으며, 향후 수많은 기업들이 데이터를 단순한 기록이 아닌 전략 자산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