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대 전력공급업체 중 하나인 옥토퍼스 에너지(Octopus Energy)가 자회사 크라켄(Kraken)의 분사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분석가들은 이 분할로 크라켄의 기업 가치를 최대 150억 달러(약 21조 6,000억 원)로 평가하고 있으며, 향후 1년 내 기업공개(IPO)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2015년 설립된 옥토퍼스 에너지는 현재 영국 내 77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하며 전기차 충전기 판매, 차량 리스 및 기타 에너지 연관 서비스 분야에서도 존재감을 키워왔다. 이번에 독립하게 되는 크라켄은 여러 유틸리티 기업이 풍력 터빈 등 발전 설비의 상태와 수익률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미래 성능을 예측할 수 있도록 돕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크라켄 플랫폼은 고객 현장에 설치된 장비 관리 기능도 갖췄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전기차 충전기나 히트펌프를 주문하면 가용한 기술자의 위치를 파악해 설치를 배정하고, 프로젝트 관련 데이터까지 실시간으로 전달한다. 또 다른 핵심 기능은 고객 서비스 자동화다. AI 기반 요약 기능을 통해 지원 인력이 고객 데이터를 빠르게 파악하고, 신속한 문제 해결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현재 크라켄은 연간 반복 매출 5억 달러(약 7,200억 원)를 기록 중이며 이는 2022년 대비 30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전 세계 유틸리티 고객 7,500만 명이 이 소프트웨어를 활용하고 있으며, 2027년까지 1억 명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크라켄 최고경영자 아미르 오라드(Amir Orad)는 “크라켄은 이미 독립적 운영 역량을 갖춘 글로벌 사업체로 성장했으며, 이번 분할은 전략적 필연”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향후 클라우드 기반 혁신, 에너지 및 전력망 데이터를 활용한 AI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분사가 내부 이해 충돌 우려를 제거하고, 경쟁 유틸리티 업체와 계약을 맺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분사 완료 이후에는 옥토퍼스 에너지의 기존 투자자들에게 크라켄의 지분 일부가 배정될 예정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공개시장 진출을 앞둔 이번 조치가 크라켄의 독립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