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인공지능 기반 로봇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소식에, 9월 26일 오전 국내 주식시장에서 로봇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기술 진보가 시장 기대 심리를 자극하면서 관련 기업 주가에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난 것이다.
대표적으로 청소로봇 제조업체 에브리봇의 주가는 이날 오전 9시 39분 기준 전일 대비 14.10% 오른 2만800원에 거래됐다. 장중 한때는 2만1천450원까지 상승하며 지난 1년간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하이젠알엔엠이 5.09%, 이랜시스가 4.11% 각각 상승하면서 전체 로봇 테마주에 대한 매수세가 강화되는 흐름을 나타냈다.
이 같은 주가 상승은 전날(현지시간) 미국에서 구글의 인공지능 전문 조직인 구글 딥마인드가 새로운 로봇 추론 모델을 발표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구글은 이번에 공개한 AI 모델을 통해 로봇이 단순 작업을 넘어 실생활에서 마주치는 복합적인 문제 상황을 스스로 판단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크게 향상시켰다. 예를 들어, 빨래를 색상이나 재질별로 분류하거나, 쓰레기를 재활용 가능 여부에 따라 선별하는 등의 실제 작업이 가능한 수준에 근접했다는 평가다.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배경에는 정부 정책 방향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쳤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세계 주요 AI 및 로보틱스 관련 기업, 연구기관과 함께 ‘피지컬 AI 글로벌 얼라이언스’ 구성을 공식화하며 오는 29일 출범을 예고했다. ‘피지컬 AI’는 실제 공간에서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의미하면서, 로봇 개발의 핵심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 발표가 로봇 산업 성장 가속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구글의 기술 공개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맞물리면서, 기술주 중심의 테마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로봇과 인공지능의 융합이 산업 전반에 걸쳐 확산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관련 종목들의 주가 흐름도 중장기적으로 상승 모멘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제 상용화 시점이나 수익화 가능성에 따라 시장 반응은 앞으로도 유동적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