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 기술 기업들이 해외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뇌신경 영상 분석 기업 뉴로핏은 소프트웨어의 임상 효용성을 국제 학술지를 통해 입증했으며, 지투지바이오는 유럽 제약사와의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뉴로핏은 9월 29일, 자사의 뇌신경 퇴화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 ‘뉴로핏 아쿠아’가 국제 학술지 ‘싱가포르 의학 아카데미 연보(Annals Academy of Medicine Singapore)’에 소개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 의과대학 소속 치매연구센터가 주도했으며, 2022년 4월부터 2023년 7월까지 진행됐다. 해당 연구에서는 90명의 지역사회 성인을 대상으로 백질 고강도 병변(노화나 질병에 의해 손상된 뇌의 흰색 조직)과 회백질의 부피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뉴로핏 아쿠아는 의료 전문가의 육안 평가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기존 자동화 분석 도구와도 유사한 결과를 도출해 신뢰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기존 분석 도구들이 수 시간의 처리 시간이 소요되는 것과 달리, 이 소프트웨어는 20분 이내에 결과를 냄으로써 효율성에서도 우위를 나타냈다. 이 같은 성능은 치매 조기 진단이나 인지 저하 질환의 연구·임상현장에서 즉각적인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편, 지투지바이오는 같은 날 유럽 소재의 글로벌 제약사와 약효 지속형 주사제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 계약에 따라 지투지바이오는 자체 개발한 약물 전달 플랫폼인 ‘이노램프(InnoLAMP)’를 활용해, 파트너사가 제공한 펩타이드 물질로 주사형 의약품의 초기 제형을 개발하게 된다. 이후 이 제형은 파트너사가 동물시험 등을 통해 평가할 예정이다.
또한 지투지바이오는 해당 파트너사가 연구 성과를 활용해 제품을 상업화할 수 있는 조건부 독점권을 제공하기로 했다. 즉, 최종 연구 보고서가 제출된 이후 6개월 이내에 파트너사가 원할 경우, 관련 기술의 지식재산권 일부를 사용할 수 있는 선택권을 부여하게 된다. 이는 기술 수출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한 조항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자체 기술을 기반으로 국제 학계와 다국적 제약사와 협력 분야를 넓히고 있는 모습은, 기술력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고령화 사회에서 치매 및 퇴행성 뇌질환의 조기 진단, 치료 기술에 대한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는 만큼, 관련 기술의 상용화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