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X), 전 트위터 경영진과 2천억 원 퇴직금 합의…머스크 체제 여진 계속

연합뉴스

2025.10.12 (일) 03:28

엑스(X)가 전 트위터 고위 경영진들과 퇴직금 소송에서 약 2천억 원 규모로 합의했다. 머스크 인수 이후 급격한 구조조정에 따른 법적 분쟁이 지속되고 있다.

엑스(X), 전 트위터 경영진과 2천억 원 퇴직금 합의…머스크 체제 여진 계속 / 연합뉴스

미국의 소셜미디어 기업 엑스(X)가 전직 경영진과의 퇴직금 분쟁을 약 2천억 원 규모의 합의로 일단락 지었다. 트위터에서 사명을 바꾼 엑스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회사를 인수한 뒤 해고된 고위 임원들과 소송전을 이어왔지만, 정식 재판 절차에 들어가기 전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엑스는 파라그 아그라왈 전 트위터 CEO와 네드 시걸 전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포함한 4명의 전직 경영진과 퇴직금 관련 소송에서 합의했다. 이들은 2022년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직후 해고됐으며, 당시 약속된 퇴직금 1억2천800만 달러(한화 약 1천834억 원)를 받지 못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소송은 최근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제출된 문서를 통해 처음 공개됐으며, 합의의 구체적인 조항이나 세부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법원은 소송 당사자들이 합의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일정 조정을 허용한 바 있다. 전직 임원 측은 머스크 측이 퇴직금 거부 근거로 근거 없는 비위 혐의를 씌우고, 스스로 사직하도록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엑스 측은 어떠한 불법 행위도 없었다고 반박해 왔다. 전직 임원들이 성과 부진을 이유로 정당하게 해고됐으며, 퇴직금을 지급할 법적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이번 합의를 통해 양측 모두 추가적인 법적 분쟁 없이 사건을 마무리 짓는 쪽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엑스는 앞서 지난 8월에도 대규모 정리해고로 인해 전 직원들이 제기한 별도의 퇴직금 관련 소송에서 약 5억 달러(약 7천150억 원)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합의한 바 있다. 머스크가 2022년 트위터를 440억 달러에 인수한 후 회사명을 엑스로 바꾸고,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을 해고하면서 이와 관련한 법적 분쟁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합의는 머스크 체제 하에서 진행된 급진적인 조직 재편과 노동조건 변경이 이제 본격적으로 법적 정당성을 시험받는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향후 다른 해고 피해자와의 유사한 합의 또는 판결 결과가 엑스의 경영 방식과 재정에 추가적인 부담을 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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