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 수소특화단지에서 국내 최초의 하이브리드 탄소 포집·활용(CCU) 실증 플랜트가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이 시설은 이산화탄소를 효과적으로 포집해 산업용 화학물질로 전환하는 기술의 상용화를 위한 발판이 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4일 준공식을 열고, 현대건설이 주관하는 컨소시엄이 구축한 실증 플랜트를 공개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정부 지원금 175억 원을 포함해 총 339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플랜트는 블루수소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액화탄산이나 드라이아이스로 전환하는 고도화된 장치를 갖췄다.
주목할 점은 기존의 습식 흡수제 기반 포집기술에 더해 분리막 기술까지 도입한 국내 최초의 하이브리드 CCU 설비라는 것이다. 분리막 기술은 이산화탄소를 선택적으로 투과시키는 방식으로, 효율성과 처리 용량 면에서 높은 기술적 진보로 평가받는다.
정부는 이번 플랜트를 단일 기술 실증에 그치지 않고 상업화의 전초 단계로 삼고 있다. 해당 플랜트는 사업 종료 후에도 민간기업이 독자적으로 운영을 이어갈 예정이며, 연간 최대 3만 톤에 달하는 이산화탄소 포집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는 국내 CCU 기술이 지속가능한 산업전환과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데 실질적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정부의 관련 R&D 투자도 눈에 띄게 확대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296억 원 수준이던 CCU 연구개발 예산을 내년에 418억 원으로 대폭 증액할 계획이다. 동시에 총 1조 1,392억 원 규모로 추진 중인 ‘CCU 플래그십 프로젝트’는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며, 이르면 11월 중 최종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이번 실증 프로젝트는 수소경제와 탄소중립이라는 두 가지 미래 핵심 과제를 기술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실질적 해법을 제시한 사례로 평가된다. 정부와 민간의 긴밀한 협업을 바탕으로, 탄소 포집 및 활용 기술 분야에서 한국이 선도국 반열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