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네덜란드 항공우주연구소(NLR)와 손잡고 차세대 공중전투체계 개발에 나선다. 첨단 기술 확보를 위한 이번 협력은 미래 항공 방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포석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KAI는 10월 21일 서울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 현장에서 NLR과 공식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양측은 장기적 기술 교류 및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 각각이 가진 전문성을 융합해 항공우주 분야의 기술 혁신을 가속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차세대 공중전투체계(NACS, Next-generation Air Combat System) 개발에 있다. 이는 유인기와 무인기의 유기적 협업, 고도화된 임무 자율화 기능, 실시간 정보 교환이 가능한 데이터 링크 기술 등 여러 요소 기술들의 집약체다. KAI는 해당 기술들을 중점적으로 개발 중이며, NLR의 연구 인프라와 시험평가 능력을 활용함으로써 기술 성숙도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덜란드 항공우주연구소는 유럽 내에서도 항공우주 기술 연구와 관련해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기관으로, 특히 다양한 국제 공동개발 사례와 고도화된 시험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협력이 단순한 기술 자문을 넘어 실제 공동 개발과 실증이라는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KAI 측은 이번 협약이 단기간의 프로젝트 협력을 넘어서 유럽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김지홍 KAI 미래융합기술원 전무는 “그간 축적된 양측 간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미래 항공 분야의 기술 리더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KAI가 국내 항공 방위산업을 대표하는 주체에서 글로벌 기술 네트워크의 중심축으로 도약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방산 수출 확대와 국제 공동개발 참여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향후 항공우주·국방 산업의 외연 확장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