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40년 전, 대학 기숙사에서 개인용 컴퓨터를 조립하던 마이클 델은 누구나 갖고 싶은 PC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품었다. 그 열정은 2025년의 오늘날까지 이어졌고, 그는 인공지능(AI) 시대에 맞춰 PC를 다시 탈바꿈시키고 있다. 마이클 델은 최근 CES 행사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것은 바로 AI”라고 못박으며, AI 중심의 PC 전략을 천명했다. 델 테크놀로지스(DELL)는 올해 들어 인공지능 기능이 내장된 새로운 노트북 라인업을 발표하며, PC가 단순한 생산성 도구에서 AI 연산 허브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장에 강하게 알렸다.
델의 새로운 제품군인 ‘델’, ‘델 프로’, ‘델 프로 맥스’는 모두 뉴럴 프로세싱 유닛(NPU)을 탑재해 로컬에서 직접 AI 연산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용자들은 이를 통해 엣지 디바이스 수준에서도 생성 모델 튜닝, 보안 작업, 자동화된 인퍼런싱을 실행할 수 있으며, 기업들은 자체 데이터를 활용한 소규모 모델 개발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2025년 내내 델은 인텔의 ‘루나 레이크’ 칩과 AMD의 ‘라이젠 AI 프로’ 라인업을 탑재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NPU 성능을 강화했다. 동시에 델 옵티마이저, 클라우드 클라이언트 워크스페이스 등 전용 소프트웨어도 함께 제공해 기업용 디바이스 관리와 보안 기능을 강화한 점은 눈에 띈다.
그러나 델의 ‘AI 퍼스널컴퓨터’ 전략은 단순한 기기 진화에 머물지 않는다. 2025년 5월 델은 엔비디아(NVDA)와 손잡고 ‘AI 팩토리’라는 공동 플랫폼을 선보이며 데이터센터 서버, 워크스테이션, 스토리지 등 인프라 전반을 AI에 최적화된 포트폴리오로 재편했다. ‘블랙웰’ 기반 아키텍처로 구성된 이 플랫폼은 PC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데이터센터에서 대규모 LLM 학습에 연계할 수 있도록 구축됐으며, 이후 리트리벌 증강 생성(RAG), 멀티모달 검색, 에이전트 자동화 기술로 확장됐다.
AI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편의성도 뒷받침한다. 델은 올해 초 ‘델 프로 AI 스튜디오’를 출시하며 SI, ISV, 기업 고객이 통합 프레임워크와 템플릿을 통해 쉽고 빠르게 AI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도왔다. 허깅페이스와의 통합은 로컬 디바이스 및 기업용 AI 인프라 간 동기화와 배포를 가능하게 만들었고, RAG 파이프라인 및 자동 최적화 기능도 함께 제공된다.
또한 델은 사람 중심 디자인을 강조한 웰니스 기능도 강화했다. 청색광 대역을 줄인 ‘울트라샤프’ 모니터, 자세 추적 및 마이크로 브레이크 알림, AI 기반 건강 코칭 서비스까지 PC 사용자 건강을 고려한 기능이 속속 추가됐다. 델은 AI PC가 다가오는 일상 속 필수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며, 이를 “와이파이가 없는 노트북이 상상되지 않던 시기처럼 곧 보편화될 것”이라 강조했다.
델의 고도화된 AI 전략은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다. 2025년 들어 기업 인프라 부문은 소비자용 PC 부문보다 높은 매출을 기록하며, 델의 중심축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AI 개발 환경으로 옮겨갔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회사 측은 여전히 'AI PC'를 사용자와 기업 인공지능 스택을 잇는 핵심 접점으로 보고 있으며, 엣지에서의 지능형 자동화가 생산성 개선의 방향이라고 설명한다.
이처럼 델 테크놀로지스는 AI를 기기 내부에서 시작해 데이터센터로 이어지는 일관된 아키텍처로 확장하고 있으며, 마이클 델의 오랜 비전은 또 한 번 시대를 이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