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플랫폼스($META)가 브로드컴($AVGO)과의 협력을 한층 더 확대했다. 이번 계약의 핵심은 메타의 자체 AI 가속기인 메타 트레이닝 앤드 인퍼런스 액셀러레이터(MTIA)를 대규모로 배치하는 것으로, 초기 도입 규모만 ‘1기가와트’에 달한다.
메타는 15일 발표에서 자사 데이터센터에 투입할 MTIA의 첫 배치를 1기가와트 규모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AI 인프라 업계에서 ‘기가와트’는 칩 개수보다 전력 소비 총량을 기준으로 주문 규모를 나타내는 방식이다. 메타와 브로드컴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는 여러 기가와트 규모까지 MTIA 배치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번에 공개된 신규 MTIA는 브로드컴 기술을 기반으로 하며, 브로드컴은 별도 발표에서 이 칩이 AI 업계 최초의 ‘2나노미터’ 공정 기반 맞춤형 반도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뒤 브로드컴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3% 넘게 올랐다. 연초 이후 상승률도 10%를 넘어, 같은 기간 2% 상승에 그친 S&P500 지수보다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MTIA가 브로드컴의 설계, 패키징, 네트워킹 기술을 활용해 “수십억 명에게 개인용 초지능을 제공하기 위한 대규모 컴퓨팅 기반”을 구축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메타가 AI 서비스 확대를 위해 자체 칩 전략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는 의미다.
올해 초 시장에서는 메타가 최신 MTIA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혹 탄 브로드컴 CEO는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이를 정면 반박했다. 그는 “최근 일부 애널리스트 보고서와 달리 메타의 MTIA 로드맵은 건재하다”며 “이미 출하를 진행 중이고, 차세대 XPU는 2027년 이후 멀티 기가와트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는 지난달에도 MTIA 신형 4종을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첫 MTIA는 2023년 공개됐으며, 이는 이미 자체 AI 칩을 운영해 온 구글과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뒤를 잇는 행보다.
자체 AI 칩 확대와 브로드컴의 역할
이 같은 자체 AI 칩 확대는 엔비디아($NVDA), AMD($AMD)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GPU는 범용 연산에 강하지만 가격이 비싸고 수급도 빠듯하다. 반면 MTIA 같은 주문형 반도체(ASIC)는 특정 작업에 최적화돼 있어 더 작고 제조 비용도 낮출 수 있다. 메타처럼 AI 데이터센터를 공격적으로 늘리는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과 공급 안정성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선택지다.
브로드컴은 이미 구글과 아마존의 맞춤형 칩 개발에도 관여해 왔다. 구글은 2015년 텐서처리장치(TPU)를, 아마존은 2018년 자체 칩을 선보였는데, 두 회사 모두 브로드컴과 협력해 반도체를 개발했다. 최근 브로드컴이 잇따라 대형 수주를 따내는 배경도 이 같은 ‘AI 맞춤형 칩 파트너’ 입지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브로드컴은 이달 들어서도 대형 계약을 추가했다. 불과 8일 전에는 앤트로픽이 브로드컴, 구글과 손잡고 내년부터 3.5기가와트 규모 TPU를 확보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밝힌 바 있다. AI 인프라 경쟁이 이제 단순한 모델 개발을 넘어 전력과 반도체 조달 능력의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사회 변화와 투자 확대
한편 메타는 이번 발표와 함께 이사회 변동도 공개했다. 2024년부터 메타 이사회에 참여해 온 혹 탄은 재선임을 추진하지 않고, 앞으로는 회사의 맞춤형 칩 전략에 대해서만 조언하는 자문 역할로 이동한다. 여기에 로이터에 따르면 에스티로더 전 최고재무책임자(CFO) 트레이시 트래비스도 2020년부터 맡아 온 이사회 자리를 내려놓을 예정이다.
메타의 공격적인 칩 투자도 계속되고 있다. 회사는 2026회계연도 자본지출을 1,350억달러, 원화 약 199조4,760억원(환율 1달러=1,477.60원 기준) 이상으로 집행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올해만 해도 AMD GPU 6기가와트, 엔비디아 칩 수백만 개, 암 홀딩스(Arm Holdings)가 설계한 신규 맞춤형 프로세서 도입 계획을 내놨다. 여기에 코어위브, 네비우스 같은 공급사에서 칩 임대에도 수십억달러를 쓰기로 했다.
결국 이번 브로드컴 협력 확대는 메타의 AI 인프라 전략이 ‘자체 칩+외부 GPU 병행’ 체제로 빠르게 굳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경쟁의 승부처가 모델 성능뿐 아니라 반도체 설계, 전력 확보, 데이터센터 확장 능력으로 옮겨가는 가운데, 메타의 MTIA가 엔비디아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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