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Telegram)의 인도 내 일시적 차단 조치가 시험 유출 방지라는 본래 취지를 넘어, 글로벌 통신망 개입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창업자는 릴라이언스(Reliance Industries)가 인도 밖 지역의 텔레그램 접속까지 방해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13일 외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오는 6월 21일 예정된 NEET-UG 재시험을 앞두고 시험 문제 유출과 관련 자료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퍼졌다는 이유로 플랫폼을 한시적으로 제한했다. 정부는 시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텔레그램은 이 결정에 반발해 델리 고등법원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로프는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인도 IT부가 일부 이용자가 유출된 시험 문제를 공유했다는 이유로 텔레그램을 1주일간 금지했다”고 적었다. 그는 이번 조치가 인도 내 1억5000만명 이상 이용자에게 영향을 주지만, 실제 유출 책임자들을 막는 효과는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CBSE 내부 고발자로 알려진 니사르그 아디카리도 앱 차단만으로는 유출 의혹을 해결할 수 없고, 이용자들은 다른 경로를 찾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두로프는 릴라이언스가 BGP 하이재킹을 이용해 텔레그램 접속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BGP 하이재킹은 인터넷 경로 정보를 가로채 네트워크 접속을 다른 곳으로 우회시키는 방식으로, 이 경우 인도 밖의 사용자들까지 영향을 받았다고 그는 설명했다. 두로프는 UAE 이용자들도 피해를 봤다며 “의도적인 방해로 보인다”고 주장했고, 전 세계 네트워크 운영자들에게 릴라이언스의 무단 라우팅 공지를 거부하라고 촉구했다.
이 주장에 대해 한 이용자가 기술적 증거를 요구하자 두로프는 “충분하다”고 짧게 답했다. 이후 그는 UAE 통신사 ‘du’와도 이 사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한 국가의 통신 사업자가 다른 나라 이용자의 인터넷 접속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릴라이언스 측은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시험 부정행위 대응을 넘어, 정부의 플랫폼 통제와 글로벌 네트워크 운영의 경계가 어디까지인지 다시 묻게 한다. 텔레그램을 둘러싼 이번 분쟁은 인도 내 규제 이슈를 넘어, 디지털 플랫폼의 접속 통제와 인터넷 인프라 신뢰성 논란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