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중국 문샷 AI의 최신 인공지능 모델을 둘러싼 기술 도용 의혹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생성형 인공지능 업계의 경쟁과 견제 구도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23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오픈AI 공동창업자인 그레그 브록먼 사장은 문샷 AI가 최근 공개한 오픈웨이트(가중치 공개형) 모델 ‘키미 K3’가 자사 기술을 활용해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아직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여기서 증류는 성능이 뛰어난 대형 모델의 응답이나 추론 방식을 학습해 더 작은 모델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기법을 뜻하는데, 업계에서는 이 과정이 정당한 연구 활용인지, 아니면 타사 핵심 기술을 사실상 베껴오는 방식인지가 민감한 쟁점이 되고 있다.
같은 날 마이클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 실장은 소셜미디어 엑스에서 문샷 AI가 앤트로픽의 ‘클로드 페이블’을 증류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샷 AI가 미국 인공지능 모델을 상대로 대규모 증류를 수행할 수 있는 정교한 내부 체계를 갖췄고, 탐지를 피하기 위해 접근 방식을 빠르고 다양하게 바꿨다고도 말했다. 다만 오픈AI 측은 공개적으로는 보다 조심스러운 입장을 유지하며, 현재로선 확정적 판단을 내리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브록먼 사장은 키미 K3 자체의 성능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했다. 그는 이 모델이 분명히 상당히 우수하다고 언급했고, 중국이 인공지능 모델 개발에서 미국보다 약 4개월 뒤처져 있다는 추정치를 본 적이 있다고도 말했다. 이는 미국이 여전히 앞서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발언이지만, 동시에 중국 기업들의 추격 속도가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는 업계의 긴장감도 함께 보여준다. 특히 인공지능 경쟁은 단순한 서비스 경쟁을 넘어 반도체, 데이터센터, 연구 인력 확보가 모두 맞물린 산업 경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브록먼 사장은 또 오픈웨이트 모델이 곧 무료라는 인식은 오해라고 설명했다. 가중치를 공개하더라도 실제로 이런 모델을 운영하고 활용하려면 대규모 컴퓨팅 자원과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는 최근 인공지능 시장에서 공개형 모델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결국 승부를 가르는 핵심은 연산 인프라와 자본력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해준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인공지능 업계에서 모델 성능 경쟁뿐 아니라 기술 출처를 둘러싼 검증, 증류의 적법성 논란, 미국과 중국 간 기술 패권 경쟁으로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