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줘’ 시대의 개막
a16z crypto 리서치(a16z crypto research)
2026.07.13 16:05:19
폴 카피에로 (Paul Cafiero)
2026년 6월 17일
수십 년 동안 기술 업계는 그 안에서 나온 흥미로운 아이디어만으로도 대중의 주목과 외부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스타트업 업계의 ‘최소 기능 제품’을 뜻하는 “minimum viable product”가 제일런 브런슨(뉴욕 포에버)과 같은 약자인 MVP로 불릴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 10년,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기술 업계에는 거대한 변화가 일어났다. 이제 MVP, 훌륭한 아이디어, 뛰어난 팀만으로는 외부 대중을 설득하기 어렵다. 특히 암호화폐 업계는 규제 불확실성과 헤드라인을 장식한 각종 부정행위가 겹치며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그 결과 사람들은 쏟아지는 잡음을 걸러내기 시작했고, 허황된 주장에 대한 경계심도 한층 높아졌다.
여기에 블랙록의 토큰화 머니마켓펀드 출시, 피델리티의 암호화폐 ETF 신청, JP모건의 자체 구축 블록체인 기반 거래 결제처럼 전통 금융(TradFi) 기관들이 암호화폐를 진지하게 다루기 시작하면서 대화의 성격도 달라졌다. 암호화폐가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뿐 아니라, 이 업계에서 진지한 플레이어로 인정받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기준도 바뀌었다.
지금이 바로 그런 시점이다. 이 순간은 이 분야에서 무언가를 만들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적용되는 규칙을 조용히 다시 써놓았다.
‘보여줘야 하는’ 시대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
무엇이 바뀌었고, 왜 지금인가
업계 역사 대부분의 기간 동안 암호화폐 산업은 일종의 약속어음 같은 논리 위에서 움직였다. 비전 자체가 곧 제품이었다. 백서와 토큰만으로도 출시할 수 있었고, 언론과 암호화폐 커뮤니티는 그 지점에서 기꺼이 반응했다. 시장은 언제나 이미 증명된 것이 아니라 앞으로 무엇이 될 수 있는지에 베팅했다. 하지만 이런 구도는 바뀌었다.
왜일까. 간단히 말해, 이런 커뮤니케이션 변화는 몇 가지 요인이 겹친 결과라고 본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술 자체를 향한 회의론이 남아 있고 오히려 커지고 있다는 점, 전통 금융 기관들이 이름만 올리는 수준이 아니라 실제 상품을 들고 대거 암호화폐 시장에 진입했다는 점, 그리고 AI 산업이 하루아침의 성공처럼 보이지만 사실 수십 년에 걸친 축적 끝에 소비자가 실제로 쓸 수 있는 제품을 내놓았다는 점이다.
대형 기관들은 더 이상 이 시장을 지켜보기만 하거나 ‘혁신 부서’ 안에 시도를 가둬두지 않는다. 이제는 대규모 확장을 전제로 구축에 나서고 있다. 블랙록과 래리 핑크의 토큰화 전면 수용, 피델리티의 커스터디와 ETF 인프라, JP모건의 오닉스 네트워크, 프랭클린 템플턴의 온체인 머니마켓펀드가 그 예다.
이제 이런 것들은 더 이상 실험이 아니다. 전통 금융의 컴플라이언스 체계와 기관 고객, 대차대조표를 기반으로 한 실제 상품이다.
전통 금융이 대규모로 진입하면서 암호화폐 업계에서 ‘진지함’의 기준선도 높아졌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가 국채를 토큰화하고 있다면, 신뢰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언론과 파트너, 시장에 보여줘야 할 기준 역시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정책 측면에서도 이 산업은 주류 영역에 들어섰다. 스테이블코인 법안인 GENIUS Act가 지난해 통과됐고, 이제 포괄적인 시장 구조 법안인 CLARITY Act도 상원 전체 표결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제품 커뮤니케이션도 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CLARITY 법안이 통과되면 창업자들은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수준의 구체성을 갖고 자신들이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게 된다.
결국 업계는 준비 여부와 무관하게 성숙해졌다.
그 결과 지금의 커뮤니케이션 환경에서는 출발점이 더 이상 “무엇을 만들고 있나”가 아니다. 이제는 이렇게 묻는다.
“무엇을 만들었고, 누가 쓰고 있나?”
“무엇을 만들었고, 누가 쓰고 있나?”
실제로는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분명하다. 이제는 매력적인 이야기만으로는 판을 움직일 수 없다. 증명이 필요하다.
새로운 증명 스택
예전에는 “우리는 Y를 위한 X를 만들고 있고,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이렇다”는 식의 설명이 통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다음 단계가 필요하다. 나는 이를 증명 스택이라고 부른다. 가설적이고 추상적인 이야기를 신뢰할 수 있고 구체적인 이야기로 바꿔주는 증거의 층위다.
그렇다면 이 증명 스택은 어떤 모습일까.
실질적인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논의 중이다” 수준이 아니다. 실제 통합, 배포된 계약, 그리고 왜 당신을 선택했는지 공개적으로 말할 의사가 있는 파트너가 있어야 한다. 예전에는 파트너십 발표가 시장 채택을 대신하는 손쉬운 수단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파트너십 자체가 실제 성과의 증거일 때만 의미가 있다. 즉, 주요 기관이나 프로토콜, 플랫폼이 수많은 대안 가운데 당신을 선택했고,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더 많은 정량 데이터 공개도 뜻한다. 테스트넷이 아니라 메인넷 거래량, 활성 지갑 수, 매출, 유지율 곡선 같은 데이터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말이 아니라 비율, 기간, 기준점이 필요하다. 이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은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으며, 직접 온체인 검증도 하고 있다. 당신의 수치가 듄, 코인마켓캡 또는 다른 분석 대시보드에서 검증되지 않는다면, 당신의 이야기 역시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증명 스택에는 실제 제품-시장 적합성 신호를 공유하는 일도 포함된다. 누가 당신의 제품을 쓰고 있으며, 왜 그들이 계속 사용할 것인가. 여기에는 다른 시장 참여자들도 포함된다.
내가 보기에 ‘적합성’을 보여주는 가장 분명한 증거는 출시 발표가 아니다. PR 공세 이전부터 존재했고, 자연스럽게 성장해온 커뮤니티다.
가장 열성적인 이용자가 투자자이거나 이해관계가 걸린 사람들뿐이라면, 그들은 금전적 유인이 있기 때문에 경고 신호일 수 있다. 반면 입소문으로 당신을 알게 된 사람들이라면, 그것은 충분히 이야기할 가치가 있는 사례다.
핵심은 언론 홍보 때문에 생긴 관심이 아니라, 그 이전부터 존재했던 검증이다. 제3자의 확인, 감사, 독립 리서치가 여기에 해당한다.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증거는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다른 누군가가 세상에 “여기에 뭔가 있다”고 말해주는 종류의 증거다.
이것이 스타트업 커뮤니케이션에 의미하는 것
초기 단계에서는 제품은 아직 형태를 갖춰가는 중이지만 비전은 더 선명하게 보이기 때문에, 비전이나 선언문을 앞세우고 싶은 유혹이 크다. 그것은 솔직하게 느껴진다. 실제로도 솔직하다.
하지만 지금의 환경에서는 그것이 리스크로 읽힌다.
더 나은 접근은 증명할 수 있는 것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배열하는 것이다. 비록 작더라도 가장 자신 있는 데이터 포인트를 앞세워야 한다. 창업자를 모르는 일간 활성 이용자 1000명은 100만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 유치보다 더 설득력 있다. 출시 후 첫 90일 동안 5000만달러의 거래량을 처리한 프로토콜은, 규모가 커지면 거래량을 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프로토콜보다 더 흥미롭다.
이는 또한 무엇을 주장하는지 더 정밀하게 표현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는 결제의 미래를 만들고 있다”는 것은 논지이지 증거가 아니다. “우리는 국경 간 결제 정산 시간을 3일에서 4분으로 줄였고, 현재 이를 사용하는 기업 3곳이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논지를 품고 있는 증거다.
커뮤니케이션 팀과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맡는 창업자들에게 실질적으로 의미하는 바는 분명하다. 이야기는 사실에서 나와야지, 그 반대여서는 안 된다. 이는 다른 종류의 글쓰기다. 어떤 면에서는 더 어렵고, 더 절제돼야 한다. 하지만 효과가 있는 방식은 바로 그것이다. 특히 지금은 더 그렇다.
장기전
그렇다고 비전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가장 뛰어난 암호화폐 커뮤니케이션은 여전히 두 개의 트랙을 동시에 달린다. 우리가 무엇을 만들었는지, 그리고 왜 이것이 훨씬 더 큰 무언가의 시작인지를 함께 말한다. 달라진 것은 순서와 메시지 비중이다.
여기서 ‘비중’이란 2021년에는 비전 80%, 실체 20%로도 통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지금은 그 비율이 뒤집혔다.
여전히 백서나 선언문을 낼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비전은 여전히 중요하다. 그것이 증거들을 더 의미 있게 만들고, 기자와 애널리스트에게 무엇을 향해 써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다만 그 비전은 그 아래에 있는 실체를 통해 정당성을 얻어야 한다.
* * *
‘보여줘야 하는 시대’는 일시적인 업계 조정이 아니다. 언론, 기관, 개인 투자자를 포함한 암호화폐 이용자층의 안목은 계속 높아졌고, 그 수준은 이제 되돌아가지 않는다.
이 분야의 뛰어난 빌더들은 이것이 오히려 좋은 소식이라는 점을 이미 이해하고 있다. 실제 성과와 실제 데이터, 실제 파트너가 있다면 높아진 기준은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한다. 잡음을 걸러내고, 비교 대상 속에서 당신의 신호를 훨씬 더 또렷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문제는 당신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그 증거를 보여주도록 설계돼 있는지, 아니면 여전히 그것을 약속하는 데 머물러 있는지다.
이 글에 표현된 견해는 인용된 AH Capital Management, L.L.C.(“a16z”) 소속 개인의 견해일 뿐이며, a16z 또는 그 계열사의 견해를 의미하지 않는다. 이 글에 포함된 일부 정보는 a16z가 운용하는 펀드의 포트폴리오 회사를 포함한 제3자 출처에서 취득했다. a16z는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한 출처를 바탕으로 이를 사용했지만, 해당 정보를 독립적으로 검증하지 않았으며, 정보의 현재 또는 지속적인 정확성이나 특정 상황에 대한 적절성에 대해 어떠한 진술도 하지 않는다. 또한 이 콘텐츠에는 제3자 광고가 포함될 수 있으며, a16z는 해당 광고를 검토하지 않았고 그 안의 광고 내용을 보증하지 않는다. 이 콘텐츠는 정보 제공만을 위한 것이며, 법률, 사업, 투자 또는 세무 자문으로 의존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사항에 대해서는 각자의 자문인과 상의해야 한다. 증권이나 디지털 자산에 대한 언급은 예시 목적일 뿐이며, 투자 추천이나 투자 자문 서비스 제공 제안을 구성하지 않는다. 또한 이 콘텐츠는 어떤 투자자나 잠재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그들의 사용을 의도한 것이 아니며, 어떤 경우에도 a16z가 운용하는 펀드에 대한 투자 결정을 내릴 때 의존해서는 안 된다. a16z 펀드에 대한 투자 제안은 해당 펀드의 사모 발행 설명서, 청약 계약서 및 기타 관련 문서를 통해서만 이뤄지며, 해당 문서 전체를 읽어야 한다. 언급되거나 설명된 투자 또는 포트폴리오 회사는 a16z가 운용하는 투자 수단의 모든 투자를 대표하지 않으며, 해당 투자들이 수익을 낼 것이라는 보장도, 향후 다른 투자들이 유사한 특성이나 결과를 보일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안드리슨 호로위츠가 운용하는 펀드의 투자 목록(발행사가 a16z의 공개를 허용하지 않은 투자와 아직 발표되지 않은 상장 디지털 자산 투자는 제외)은 https://a16z.com/investments/ 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글에 포함된 차트와 그래프는 정보 제공만을 위한 것이며, 어떠한 투자 결정에도 의존해서는 안 된다. 과거 성과는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 이 콘텐츠는 명시된 날짜 기준으로만 유효하다. 이 자료에 표현된 모든 전망, 추정, 예측, 목표, 가능성 및/또는 의견은 사전 통지 없이 변경될 수 있으며, 다른 사람이 제시한 의견과 다르거나 상반될 수 있다. 추가로 중요한 정보는 https://a16z.com/disclosures 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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