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옵티머스 펀드 투자 손실과 관련해 NH투자증권의 배상 책임을 최종 확정하면서, 대형 판매사가 투자 권유 과정에서 부담해야 할 설명 의무와 투자자 보호 책임의 범위가 다시 한번 분명해졌다. 이번 판단에 따라 NH투자증권은 오뚜기에 약 75억5천만원,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에 15억1천만원을 각각 배상해야 한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는 지난 4월 9일 오뚜기가 NH투자증권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청구 소송에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NH투자증권이 오뚜기에 약 75억5천만원을 지급하라고 한 2심 판결을 확정했다. 옵티머스 사태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이 공공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지급 보증이 붙은 안전한 매출채권에 투자한다고 설명하며 자금을 끌어모은 뒤, 실제로는 부실기업 사모사채 등에 투자해 대규모 피해를 낸 사건이다. NH투자증권은 당시 이 펀드의 최대 판매사였다.
오뚜기는 2020년 2월 NH투자증권의 권유를 받아 150억원을 투자했지만, 이후 환매가 연기되면서 손실을 입었고 2021년 8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투자 계약 자체가 착오에 의해 체결됐다고 보고 계약을 취소한 뒤 투자금 전액 반환을 인정했다. 하지만 2심은 법적 책임의 성격을 달리 판단했다. NH투자증권이 해당 투자금에서 남아 있는 이익이 없어 부당이득 반환 책임까지 지는 것은 아니라고 보면서도, 금융투자상품을 중개하는 회사로서 투자자 보호 의무를 충분히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실제로 회수하지 못한 투자금 125억8천만원 가운데 60%인 75억5천만원을 배상액으로 산정했다.
2심 재판부가 문제 삼은 핵심은 판매 단계의 검토와 설명 부족이었다. 재판부는 투자설명서만 보더라도 수익 구조, 투자 대상, 이익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가질 만한 대목이 적지 않았는데도 NH투자증권이 이를 충분히 점검하지 않은 채 투자를 권유했다고 봤다. 또 펀드의 구조와 위험 요소를 투자자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는 판매사가 단순히 상품을 소개하는 수준을 넘어, 투자자가 판단에 필요한 중요한 정보를 알기 쉽게 제공해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 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법원은 같은 날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 사건에서도 같은 취지의 결론을 내렸다.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는 NH투자증권 권유로 30억원을 투자했다가 피해를 입었고, 2심은 미회수 투자금 25억2천만원의 60%인 15억1천만원을 배상액으로 정했다. 이번 연이은 확정 판결은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논란에서 법원이 판매사의 책임을 어디까지 인정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고위험 금융상품 판매 과정에서 설명 의무와 내부 심사 절차를 한층 강화하라는 신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