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파이 대출 프로토콜 모르포(MORPHO)가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옵션성’에 대한 프리미엄을 인정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알레아 리서치(Alea Research)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모르포가 아직 프로토콜 매출이 없는 상태에서도 기관 유통망, 신제품 ‘미드나이트(Midnight)’, 향후 수수료 정책 전환 가능성을 바탕으로 시장의 기대를 선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평가는 2026년 5월 11일 기준 MORPHO 가격 2.12달러, 완전희석가치(FDV) 약 21억2000만달러를 토대로 이뤄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0일 수수료는 약 1520만달러로, 이를 기준으로 한 MORPHO의 P/F는 약 11.6배다. 이는 에이브(AAVE), 유니스왑(UNI), 스카이(SKY) 등 주요 디파이 프로토콜과 비교해도 이미 적지 않은 프리미엄이 반영된 수준이다. 다만 알레아 리서치는 시장이 단순 현재 실적이 아니라 향후 수수료 창출 경로의 가시성까지 함께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하면 이 프리미엄이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봤다.
핵심은 모르포 블루(Morpho Blue)가 구축한 ‘중립적 대출 인프라’다. 모르포 블루는 변동금리 대출 레이어로, 대출 자산, 담보 자산, LLTV, 오라클, IRM 등 다섯 가지 입력값을 고정해 마켓을 설계한다. 한 번 생성된 마켓 파라미터는 바뀌지 않기 때문에, 각 참여자는 복잡한 거버넌스 승인이나 불필요한 리스크 혼합 없이 필요한 금융 상품을 구축할 수 있다. 이 구조는 기관과 배포사, 큐레이터 입장에서 ‘불변성’과 ‘중립성’을 동시에 제공하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실제 생태계 확장도 이 같은 구조를 토대로 진행되고 있다. 리플의 RLUSD, xStocks, 센트리퓨지, 스테이크하우스, 건틀릿, 플로우데스크, 센토라, 코인베이스, 램프, OKX, 바이낸스, 셰이프시프트, 파이어블록스, 타우루스, 앤커리지, 아폴로 등 다양한 발행사와 배포사, 기관이 모르포 기반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다. 특히 아폴로는 48개월에 걸쳐 최대 9000만 MORPHO를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해 단순 기술 협업을 넘어 토큰 수요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신호를 제공했다.
기관 통합 성과도 숫자로 확인된다. 2026년 3월 기준 모르포의 활성 대출은 약 40억달러였으며, 이 가운데 10억달러가 기업 통합에서 발생했다. 거래소와 핀테크 채널이 공급한 대출 자산도 10억달러에 달했고, 활성 대출의 90% 이상은 스테이블코인 기반이었다. 이는 모르포가 직접 사용자 확보보다 임베디드 금융 형태로 성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시 말해 사용자는 코인베이스나 파이어블록스 같은 프런트엔드에서 서비스를 이용하지만, 실제 하부 인프라는 모르포가 담당하는 구조다.
시장 기대를 더 키우는 요인은 ‘미드나이트’다. 이 제품은 모르포를 기존 변동금리 대출에서 고정금리·고정기간 신용 시장으로 확장하는 촉매로 평가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모르포 블루가 위험 선택을 외부화했다면, 미드나이트는 금리 산정을 외부화하는 구조다. 이는 대출자와 차입자가 기간, 담보 유형, 포트폴리오 담보, 고객확인(KYC) 요건, 정산 체인 등 세부 조건을 제시하고 시장이 금리를 결정하는 식이다. 여기에 볼트 V2는 고정금리 마켓으로 자금을 배분할 수 있는 래퍼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모르포는 단순 온체인 대출 프로토콜을 넘어 기관금융과 RWA를 포괄하는 온체인금융 인프라로 진화할 여지가 커진다.
물론 경쟁 환경은 만만치 않다. 에이브 V4는 공유 유동성과 위험 격리 구조를 강화하고 있고, 오일러는 더욱 유연한 볼트 스택을, 플루이드는 극단적인 자본 효율성을 내세우고 있다. 그럼에도 모르포가 점유율을 가져갈 수 있는 배경은 명확하다. 기관이 거버넌스 부담이 적은 중립적 인프라 위에서 직접 사용자 관계를 소유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기존 디파이 대출 시장에서 보기 드문 차별점이다.
문제는 토큰 가치 포착 방식이다. 현재 MORPHO는 사실상 미래 프로토콜 경제에 대한 거버넌스 청구권에 가깝고, 현금흐름 토큰으로 보긴 어렵다. 과거 모르포 측은 수수료를 토큰 보유자에게 분배하기보다 성장에 재투자하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따라서 사용량과 수수료가 늘더라도 그것이 곧바로 토큰 가치로 연결되지 않으면 현재 프리미엄은 빠르게 의문에 직면할 수 있다.
밸류에이션 부담도 수치상 분명하다. 30일 수수료를 연환산하면 약 1억8990만달러 수준이다. 여기서 프로토콜 수취율이 10%라면 연간 매출은 약 1900만달러, FDV 대비 매출 배수는 약 110배가 된다. 수취율이 20%로 높아져도 연매출은 3800만달러, 배수는 약 55배다. 같은 시점 에이브는 실현 연환산 매출 기준 약 13.6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결국 MORPHO가 지금의 FDV를 정당화하려면 수수료 성장률이 크게 높아지거나, 시장이 미드나이트의 성공 확률에 대해 지속적으로 높은 프리미엄을 지불해야 한다는 뜻이다.
공급 측면에서는 단기 급락 요인보다는 ‘흡수 가능한 매도 물량’이 관건으로 지목됐다. 전체 10억개 가운데 유통 물량은 약 6억3300만개다. 창업자 물량 15.2%, 전략적 파트너 물량 6.7%는 2028년 5월 17일까지 베스팅된다. 이를 단순 선형으로 환산하면 향후 24개월 동안 월 약 910만 MORPHO가 시장에 잠재적으로 풀릴 수 있다. 2.09달러 기준 월 1900만달러 수준이다. 즉 단일 대규모 락업 해제보다 매달 시장이 이를 얼마나 소화할 수 있느냐가 실제 부담으로 작동할 수 있다.
성과 판단 기준도 제시됐다. 2026년 5월 13일 기준 모르포 블루의 차입 잔액은 약 41억달러, 에이브 V3는 116억6000만달러로 모르포는 에이브의 약 35% 수준까지 올라섰다. 보고서는 모르포 차입 잔액이 2주 연속 38억달러 아래로 떨어지거나 에이브 대비 비중이 30% 미만으로 내려갈 경우 포지션 축소 또는 청산을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반대로 차입 자산이 45억달러를 넘기고 상대 점유율이 유지되거나 상승한다면 투자 논거는 더 강화될 수 있다. 이와 함께 30일 수수료가 1300만달러 아래로 하락하거나, 미드나이트 관련 감사 진척 및 출시 일정이 불분명할 경우도 경계 신호로 제시됐다.
종합하면 MORPHO는 현재 실적보다는 미래 수익화 가능성에 베팅하는 자산에 가깝다. 모르포 블루가 에이브의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잠식하고, 기관 유통망이 성장하며, 미드나이트가 새로운 고정금리 수수료원을 제공한다면 현 수준의 프리미엄은 방어 가능하다는 평가다. 반면 사용량은 증가해도 토큰 보유자가 실질적 경제적 이익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투자 논거는 빠르게 약해질 수 있다. 알레아 리서치(Alea Research)는 결국 MORPHO가 ‘수치가 정당화되기 전의 옵션성’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려는 투자자에게만 적합한 종목이라고 결론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