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 파운드리 기업 센티픽(Centific)이 아시아계 벤처캐피털 그레니트 아시아 매니지먼트의 제니 리 파트너로부터 6000만 달러(약 864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 시장 공략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이번 시리즈 A 투자 라운드는 단순한 운영 확장을 넘어, 향후 인공지능(AI) 생태계에서 센티픽의 전략적 위치를 강화하기 위한 초석이 될 전망이다.
센티픽은 이번 자금을 활용해 자사 AI 인프라 플랫폼을 글로벌 수준으로 확장하고, 멀티모달 AI의 안전성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 엣지, 하이브리드 환경 전반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데이터 오케스트레이션 기능을 정교화해 다양한 산업군의 AI 모델 학습과 배포를 단일 플랫폼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2020년에 설립된 센티픽은 고품질 데이터셋의 수집·큐레이션·정제 과정을 전담하는 ‘AI 데이터 파운드리’ 플랫폼을 중심으로 차별화를 꾀해왔다. 해당 플랫폼은 감독식 파인튜닝, 인간 피드백 기반 강화 학습, 레드팀 테스트, 합성 데이터 생성 등 고도화된 AI 개발 워크플로우를 통합 관리하며, ‘AI 워크벤치’, ‘데이터 스튜디오’, ‘RAG 스튜디오’, ‘세이프 AI 스튜디오’ 등 모듈형 툴셋을 바탕으로 확장성을 제공한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센티픽은 GPU 가속 인프라의 대표주자인 엔비디아(NVDA)의 쿠다(CUDA) 기반 연산기술과 함께 데이터브릭스(Databricks)의 레이크하우스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의 엣지 하드웨어와의 통합을 통해 유연한 배포 및 보안을 동시에 확보하며, PaaS 또는 SaaS 형태로 구독 기반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플러그인 아키텍처 설계도 갖추고 있다.
센티픽의 차별화된 또 다른 경쟁력은 전 세계 180만 명이 넘는 도메인 전문가 네트워크다. 이들은 데이터 라벨링 품질을 감독하고, 편향과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줄이며, 개인정보 보호가 절실한 분야에서 실제 데이터를 대체할 합성 데이터를 생성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의료·금융 등 규제가 엄격한 분야에서도 효율적인 AI 모델 학습을 가능케 한다.
비록 센티픽은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그 고객층은 AI 업계의 거물들로 가득하다. 오픈AI, 앤트로픽, 엑스AI, 미스트랄 AI를 포함해 마이크로소프트(MSFT), 구글(GOOGL), 델(DELL), 레노버, 엔비디아,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글로벌 테크 리더들이 주요 고객이다.
벤캇 랑가푸람(Venkat Rangapuram) 센티픽 CEO는 "이번 라운드는 자금 조달이 아닌, 본격적인 도약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AI 산업을 이끌어온 기술력을 이제 기업 맞춤형 AI 전환으로 확장해, 안전하고 확장성 있는 AI 도입을 더 빠르게 구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AI 생태계에서, 센티픽의 이번 투자 유치는 단순히 기술 기반 기업이 아닌, 산업 전반에 실질적인 변화를 촉진할 ‘AI 인프라 허브’로서의 역할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