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닉 캐피털이 굵직한 투자를 잇따라 성사시키며 벤처 투자 시장에서 존재감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불과 일주일 사이, 유망 AI 스타트업의 수십억 달러 규모 메가 라운드를 선도했고, 핀테크와 커머스 분야에서도 주목할 만한 대규모 투자에 잇달아 참여했으며, 장기 투자한 피그마의 IPO 대박까지 챙기며 '역대급 주간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아이코닉 캐피털은 자산가들의 패밀리 오피스 투자와 자문을 전문으로 하는 벤처캐피털로, 마크 저커버그, 잭 도시, 제프 와이너 등 실리콘밸리 유명 인사들과의 깊은 관계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주간 투자 하이라이트의 중심에는 생성형 AI 스타트업 안트로픽이 있다. 아이코닉은 안트로픽의 새로운 자금 유치 라운드를 이끌며 최대 50억 달러(약 7조 2,000억 원) 규모의 투자 계약을 주도하고 있다. 해당 라운드가 확정될 경우, 안트로픽의 기업 가치는 1,700억 달러(약 244조 8,000억 원)에 달하게 되며, 이는 오픈AI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AI 유니콘 밸류에이션이다. 불과 18개월 전만 해도 185억 달러 수준이었던 안트로픽의 기업 가치는 9배 이상 상승했다.
아이코닉은 안트로픽 외에도 핀테크 기업 램프와 온라인 리테일 스타트업 퀀스에도 굵직한 투자를 단행했다. 램프는 이번 주 가장 큰 규모의 VC 라운드를 달성했는데, 아이코닉이 주도한 5억 달러(약 7,200억 원) 투자 유치를 통해 기업 가치는 225억 달러(약 32조 4,000억 원)로 상승했다. 퀀스 역시 2억 달러(약 2,880억 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를 45억 달러(약 6조 4,000억 원)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성과는 피그마의 성공적인 상장이다. 아이코닉은 피그마가 아직 팔로알토의 작은 아파트에서 첫 제품을 구상하던 시절부터 투자를 시작해, 얼마 전 상장으로 막대한 수익 실현 기회를 얻었다. 피그마는 IPO 첫날 주가가 3배 이상 급등했고, 이후 소폭 하락했으나 시가총액은 여전히 약 470억 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아이코닉의 포트폴리오 투자 성과는 단지 자산 증식에 그치지 않는다. 초고액 자산가들을 고객으로 둔 만큼 이들 투자 수익은 결국 실리콘밸리의 재계, 기술계 핵심 인물과 얽힌 자금 흐름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깊다.
이번 일련의 투자 행보는 향후 벤처캐피털 업계의 자금 흐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AI와 핀테크, 디지털 커머스를 아우르는 아이코닉의 '투자 3종 세트'가 그 자체로 시장 트렌드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