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게임업체 넷이즈가 인공지능 기술을 적극 활용해 게임 내 대화형 캐릭터와 영상 편집 기능까지 구현하면서,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기술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넷이즈는 2023년에 출시한 모바일 게임 ‘역수한’을 통해 상용 온라인 게임 중 처음으로 대형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을 캐릭터에 도입했다. 이 기술로 인해 게임 속 NPC(Non-Player Character, 플레이어가 조작하지 않는 캐릭터)들이 실제 사람처럼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됐다. 또, 이 NPC들은 단순히 문장에 반응하는 수준을 넘어서 몸짓과 표정까지 자연스럽게 구현되며, 이전 대화를 기억하고 이어가는 방식으로 몰입감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은 모두 넷이즈의 방대한 AI 연구개발 인력에서 비롯된다. 현재 넷이즈에는 인공지능 분야 연구 인력이 1천500명 이상에 달하며, 이 중 수백 명은 게임 전용 AI 개발을 맡고 있다. 올해 초에는 중국산 LLM인 딥시크(DeepSeek)에 기반한 모델을 적용하면서 자국 기술 활용도 강화하고 있다. 기술 고도화 추세에 맞춰 새로운 모델이 등장할 때마다 실시간으로 게임에 반영하는 실험도 끊임없이 진행 중이다.
게임 기획자들은 이러한 AI 기술을 단순한 대화 기능을 넘어 플레이어 경험 전반에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게임 속 NPC가 자발적으로 퀘스트를 제안하거나, 플레이어와 함께 풍경을 구경하는 동행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또, 게임 안에서 숏폼 영상을 자동으로 촬영하고, 이를 AI가 편집해 SNS를 통해 공유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했다. 이는 게임과 영상 콘텐츠의 융합이라는 측면에서 새로운 시장 흐름을 예고하고 있다.
‘역수한’은 중국 내에서 흥행을 거둔 데 이어,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 넷이즈는 지난 5월부터 전 세계 이용자 대상으로 사전 예약을 시행하며 본격적인 해외 확산 전략에 들어갔다.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글로벌 출시는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하는 한편, 글로벌 AI 기반 게임 시장 확대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게임 캐릭터와 사용자 간의 상호작용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특히 생성형 AI의 발달 속도를 감안할 때, 게임이 일방향 콘텐츠 소비 구조를 넘어 ‘사회적 소통 공간’으로 재정의되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