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플랫폼이 인공지능(AI) 기반의 단편 영상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피드를 공식적으로 공개했다. 모든 영상이 사람이 아닌 AI에 의해 창작된 것이어서, 소셜미디어 콘텐츠 소비 방식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주목된다.
이번에 공개된 피드는 ‘바이브스(Vibes)’라는 이름으로, 메타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는 9월 25일(미국 현지시간) 인스타그램을 통해 초기 화면을 공개하며 시연 영상을 함께 선보였다. 기존의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릴스와 형식은 유사하지만, 사용자가 직접 촬영한 영상이 아닌 AI가 생성한 독자적인 콘텐츠로 피드가 구성된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공개된 시연 영상에서는 솜털 모양의 캐릭터가 큐브 위를 뛰어다니거나, 고양이가 반죽을 주무르는 장면처럼 현실과 동떨어진 상상력이 반영된 클립이 등장했다. 고대 이집트 여성이 이집트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는 장면처럼 역사적 상상력이 가미된 장면도 포함됐다. 모든 콘텐츠는 메타가 파트너십을 맺은 AI 회사의 생성 모델을 통해 만들어진 것으로, 현실 영상을 촬영하지 않고도 시각적으로 강렬한 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
이용자들은 자신만의 AI 영상을 새롭게 만들 수도 있고, 다른 사용자가 만든 영상 클립을 변형하거나 재구성하는 '리믹스'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시각 효과, 배경 음악, 영상 스타일 조정 등의 편집 기능까지 더해져 사용자 주도의 창작 및 확산이 가능하다. 완성된 영상은 바이브스 피드에 게시하거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릴스·스토리 등 기존 플랫폼에도 동시 공유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번 서비스는 메타가 자체 개발 중인 AI 생성 기술 확대 전략의 일환이다. 메타 측은 이미지 생성 AI 업체인 미드저니(Midjourney), 블랙 포레스트 랩스(Black Forest Labs) 등과 협력해 본 프로젝트에 필요한 기술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바이브스를 통해 사용자 참여를 유도하고, AI 기술을 대중적으로 보급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
다만 정작 이용자 반응은 냉랭하다.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초기 게시물에 달린 최고 인기 댓글에서는 “아무도 이런 걸 원하지 않는다”거나 “AI가 만든 저질 영상”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새로운 시도인 만큼 즐기는 방식에 적응이 필요한데다, AI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들의 경계심이 여전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소셜미디어 시장에서 AI 기반 콘텐츠의 수용성과 창작 방식에 대한 논의를 촉진할 수 있다. 콘텐츠 제작 비용을 낮추면서도 차별화된 영상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있지만, 품질과 사용자 정서 등에서 어느 정도 현실성과 공감대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성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