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자사의 스마트홈 전략을 전면 개편하며 새로운 인공지능(AI) 플랫폼과 이를 탑재한 신제품을 발표했다. 기존의 ‘구글 어시스턴트’를 대체하는 ‘제미나이 포 홈’을 통해 모든 스마트홈 기기 전반에 대화형 AI 기능을 심겠다는 계획이다.
현지시간 10월 1일, 구글은 자사의 스마트홈 브랜드 ‘네스트’를 통해 비디오 카메라 2종, 신형 도어벨, 360도 음향이 가능한 소형 스피커 등을 새롭게 선보였다. 이 제품들의 핵심은 구글이 개발한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탑재했다는 점인데,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일상 대화처럼 명령을 전달하며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기존의 음성 명령 중심 방식보다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이 가능해진 것이다.
‘제미나이 포 홈’은 지난 10여 년간 판매된 구글의 디스플레이, 스피커, 카메라, 초인종 등에도 적용될 계획이다. 앞으로는 스마트홈 기기들이 단순히 명령을 실행하는 수준을 넘어, 대화를 이해하고 맥락을 파악해 연속적인 지시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스피커에 요리 재료를 말하면 AI가 레시피를 추천하고, 추가 요청에 따라 요리 방법을 조정하는 식이다.
이번에 공개된 카메라와 도어벨은 하드웨어 사양도 대폭 업그레이드됐다. 카메라는 이전 모델보다 해상도를 두 배 높였고, 시야각도 도어벨은 최대 166도, 카메라는 152도까지 확대돼 더 넓은 범위를 커버할 수 있다. 카메라는 100달러부터, 도어벨은 180달러부터 판매가 시작되며, 홈 스피커는 내년 봄에 99달러에 출시된다. 다만, 일부 고급 AI 기능은 월 20달러의 유료 서비스 가입이 필요하다.
한편, 이번 발표는 아마존이 하루 전(9월 30일) 자사의 스마트홈 신제품들을 대거 공개한 직후에 나왔다. 아마존은 차세대 에코 스피커, 킨들 리더기, 스마트 카메라 링 등을 선보이며, 생성형 AI를 탑재한 음성 비서 ‘알렉사 플러스’를 중심으로 스마트홈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대 빅테크 기업 간의 스마트홈 주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 같은 기술 도입은 향후 스마트홈 기기가 ‘명령형’에서 ‘참여형’으로 진화하는 흐름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 사용자 경험이 직관적으로 바뀌면서, AI 기반 플랫폼의 우열이 사용자 선택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