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에 대한 논쟁은 양극단의 평가로 엇갈린다. 한편에서는 기업 생산성의 구원투수로 치켜세우는 반면, 다른 한편은 제어할 수 없는 위험으로 규정한다. 그러나 이 둘 사이에서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술의 한계보다 그 적용 방식의 오류가 현재 많은 조직에서 시도되는 생성형 AI 도입 실패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기업들이 고객과의 실시간 상호작용에 사고 기반 AI를 도입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일명 런타임에서 작동하는 ‘추론형 AI’는 문맥에 맞춰 창의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만큼 예측 불가능하고 통제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두 명의 모기지 신청자에게 서로 다른 답변을 제공하는 사례처럼, 추론형 AI가 자의적으로 결론을 도출하는 것은 공정성과 법적 책임 모두에서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그렇다고 AI의 창의성을 배제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그 시점과 장소가 문제라는 설명이다. 추론형 AI는 설계 단계에서 강력한 역량을 발휘한다. IT 아키텍트와 비즈니스 리더들이 미래의 워크플로우를 설계하는 초기 구상 과정에서 AI는 이상적인 아이디어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이 시점에서는 실수가 용인될 수 있고, 창의성이 오히려 혁신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반면 실시간 고객 대응이 필요한 순간에는 안정성과 일관성이 핵심이다. 이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바로 ‘시맨틱 AI’다. 시맨틱 AI는 사용자의 의도와 맥락을 정확히 해석해, 사전에 정의된 워크플로우 중 가장 적합한 경로를 찾아 실행한다. 모기지 처리, 보험 클레임, 의료 접수 같은 절차에서는 창의성보다 예측 가능한 정확성이 훨씬 중요하다. 또한 시맨틱 AI는 매번 상황을 재분석할 필요 없이 정해진 절차대로만 움직이기에 에너지 소모도 적다.
AI 전략의 핵심은 이 두 기술의 조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설계는 추론형 AI가, 실행은 시맨틱 AI가 맡는 방식이야말로 엔터프라이즈 환경에서 지속적인 혁신과 신뢰 가능성을 동시에 제공하는 최적의 해법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개인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레거시 시스템을 현대화하며, 비효율적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AI가 과대포장됐다는 비판 속에서도 올바른 전략과 기술 선택만 있다면 기업의 변혁은 결코 허상으로 끝나지 않는다. 지금은 기술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워크플로우 신뢰성, 역할 구분에 따른 AI 모델의 전략적 배치, 그리고 지속 가능한 적용 방식을 고민해야 할 시기다. 바로 이 균형 잡힌 접근이 생성형 AI 시대를 진정한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는 열쇠다.